[메디소비자뉴스=오지혜 기자] 의료계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과 관련,이 병원 의료진 3명의 구속 철회를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시ㆍ도의사회 포함)와 대한병원협회(시ㆍ도병원협의회) 등 의료계는 4일 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 사건과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조수진 교수 등 의료진이 구속되자 잇단 성명서를 내고 구속 수사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이날 의사협회는 "서울남부지법이 조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 3명을 구속한 것은 시스템상 잘못으로 생긴 문제의 책임을 실무진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이대병원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생아중환자실의 진료 위축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그간 의료계는 지난 1월 경찰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진 5명을 입건한 이후 가뜩이나 취약한 고위험 신생아 치료에 대한 진료 기피 현상을 걱정해 왔다"면서 "중환자실의 운영은 교수와 전공의 등 의사와 간호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상호관계를 바탕으로 한 시스템으로 관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또한 고령 산모가 늘어나며 신생아를 위한 의료인력 및 시설 등의 필요성이 커짐에도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상급의료기관의 신생아중환자실 의료인력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실정에서 3명의 의료진 구속은 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실무진을 사태 발생의 근본적 책임자를 만들어 처벌 일변도로 일관하려는 수사 행태"라며 "이번 구속으로 신생아중환자실의 의료진 공백이라는 악순환은 물론 신생아 미숙아에 대한 전문 진료의 위축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앞으로 생사의 기로에 있는 중환자에 대한 소신있는 진료가 어떻게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시ㆍ도병원협의회의 전국 병원장들도 "의사의 방어권 차원에서도 불구속이 마땅함에도 부적절한 법 집행 절차로 의료진이 구속됐다"며 "이번 구속으로 의사들의 진료 위축, 진료 공백 및 사기 저하에 따른 의료현장의 대혼란이 걱정된다"고 강조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도 "의료진의 탓으로 몰고 가는 구속 수사는 법리에 맞지 않는 여론만을 의식한 판단"이라며 "구속 수사를 철회하고 보건복지부 및 범의료계 차원의 해결책을 모색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건은 국내 보험제도의 모순에서 비롯돼 신생아 참사를 야기한 것"이라며 "신생아중환자실의 의료인력 부족에도 돈벌이에 급급해 이렇다 할 조치없이 환자를 치료하도록 강제한 병원장과 재단 이사장 등 경영진이 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와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ㆍ대한신생아학회ㆍ대한중환자의학회도 의료진의 구속 수사를 즉각 철회하고 사건에 대한 근본적 문제 해결과 재발 방지책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