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국내 최초로 글로벌 폐암치료제로 기대를 모았던 ‘올리타’에 대해 개발을 중단한다고 지난주 증권 시장에 공시했다. ‘올리타’는 내성이 발생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치료제로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사가 8000억원을 주고 기술 도입을 함으로써 국내 제약계를 놀라게 했었다.

그러나 베링거인겔하임사는 2016년 9월 개발권 도입 포기를 알려왔고 중국의 파트너사인 자이랩사도 올리타의 임상 3상이 늦고 계약 기간이 끝남에 따라 올리타의 도입을 포기했었다. 특히 글로벌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아스트라제네카)가 이미 미국 등 40여개국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이 개발 중단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이에 반해 올리타는 국내에서만 판매 허가를 받아 글로벌 경쟁에서 밀린 상태였다. 경쟁 약물이 세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개발을 접는 대신 다른 신약후보물질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한미약품의 전략적 선택도 작용한 것이다.

올리타의 개발 중단은 국내 제약계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첫째는 제약사의 신약개발이 성공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지 투자자와 대중에게 알리는 학습효과를 준 것이다. 한미약품이 올리타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0년이 넘는다.

둘째는 올리타 개발과 중단은 한미약품이 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제약사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사는 임상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 결과를 즉각 시장에 공표하고 투자자와 소통하는 것을 주저해선 안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미약품은 올리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때 공개함으로써 글로벌제약사로서 담대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수 있다.

한미약품이 글로벌 제약사임을 알리는 방증은 여러 곳에서 이미 나타났다. 2011년 고혈압치료제인 오라테칸을 미국 아테넥스사에 기술 수출을 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9건의 기술을 수출했다. 또 현재 모두 20여건에 이르는 신약후보물질을 개발 중인 것도 글로벌 제약사임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 제약계에서 신약개발의 실패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로 통한다. 하루도 빠짐없이 치열한 개발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의 실패가 그렇듯 신약에 대한 도전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한미약품은 이번 올리타의 개발을 중단했다고 해서 신약개발 도전을 멈춰서는 안된다. 도전의 의지를 더욱 다져야 한다. 그래야 현재 진행 중인 신약개발이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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