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5월부터 ‘15분 심층진료’가 동네 병ㆍ의원에까지 확대 시행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보건복지부는 23일 건강보험정책심의회를 열어 동네 병ㆍ의원에선 우선 자세한 설명을 필요로 하는 외과계 병ㆍ의원부터 시행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15분 심층진료’는 지난해 9월부터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성모병원 등 전국 19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시범 시행 중이다.

‘15분 심층진료’는 상급종합병원에서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때 두 시간 이상을 대기했다가 의사로부터 진료를 받는 시간은 겨우 3분 이내에 그치는 소위 ‘2시간 대기 3분 진료’라는 폐단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병ㆍ의원의 진료 시간이 너무 짧아 환자가 진료 후에도 질환에 관한 의문이 가시지 않는 등 환자들의 불만이 많았었다.

‘15분 진료’는 이러한 폐단을 개선해서 진료 시간을 최소 15분 이상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의사로서는 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환자 입장에선 질환에 관한 충분한 질문 시간과 정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에서 지난해부터 6개월 이상 중증질환자를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 결과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그러나 일반 환자와 15분 진료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15분 진료는 반드시 예약 환자에 국한한다고 밝혔다. 그래야 의사와 환자가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사와 환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진료시스템은 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에 따른 진료비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환자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가 있다.

비용은 오르지 않고 진료의 질만 상승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15분 심층진료 때문에 병ㆍ의원의 수입이 줄어든다면 병원으로서는 차라리 심층진료를 포기하는 사태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복지부는 초진의 경우 일반 진료비가 1만4860인데 비해 15분 심층진료비를 2만6000원으로 일단 책정해 이 가운데 환자 부담을 30%인 7800원 정도를 예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이로 인한 건강보험재정의 추가 지출 증가는 막을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복지부는 문재인 케어의 일환으로 3600개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 추진, 치매치료 국가책임제 실시 등으로 건보재정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수 년동안 모아둔 건보 흑자 21조원도 오래지 않아 다 까먹을 판이다. 현 정부에선 환자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생색내기 정책일 수 있으나 다음 정부에선 무슨 재원으로 늘어나는 의료복지를 채워나갈지 의문이다. 복지부는 이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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