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과 함께 한국바이오의 간판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혐의로 적발됐다.적자를 순익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美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지,충격적이다.

이를 계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위상과 좌표가 다시 한번 제약계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의 생산을 맡고,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자회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식 출범한 것은 2012년이다.

그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리툭산(림프종)을 개발한 바이오젠ㆍ아이덱과 상업화를 위한 합작사 설립이 그 첫발이다.

삼성그룹이 반도체ㆍ전자에 이어 신수종사업의 야심적인 바이오ㆍ제약사업의 밑그림이 드러난 것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시장은 국가마다 앞다퉈 보험재정을 줄이려 약값이 싼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권장하고 있어 미래 유망 분야이다.

내년쯤 시장 규모가 29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삼성이 ‘돈맥’을 잘 짚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제약계 일각에선 삼성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출할 2012년 당시는 물론,아직도 부정적인 시각이 여전하다.

최근 한 국내 상위제약사 최고경영자는 “막강한 자본과 기술의 초일류 삼성이 왜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드나.삼성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바이오신약으로 가야한다“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한 제약사 간부도 "삼성은 세계적 기업의  위상에 걸맞게 남들이 개척한 꽃길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못하는 신약개발이란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약계  일각의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2016년부터 바이오시밀러를 시장에 내놓고 있는 삼성은 '아군'끼리 밥그릇 싸움이나,제살깎기식 싸움을 주도하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국내외시장에서 선발 셀트리온과 같은 품목으로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맞서고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이어 휴미라ㆍ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도 시장 선점을 놓고 해외에서  맞수로 싸우고 있다.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등에선 동아에스티,종근당,CJ헬스케어 등 국내제약사들,심지어 작은 바이오벤처들과 개발 경쟁 중이다.

최근까지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먼저 진출한 셀트리온의 뒤를 쫓는 후발주자였다.

요즘에서야 일부 품목에선 ‘셀트리온 타도’를 염두에 두고 있을만큼 앞서기도 한다.

자본,마케팅,기술력에서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인 천하의 삼성이 국내 중견업체들과 경쟁을 벌이는 행보는 그리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삼성이 지난해 일본 다케다제약과 췌장염 바이오신약 개발에 나섰다는 점이다.만시지탄이나 가야 할 길을 뒤늦게나마 찾은 것이 아닌가 싶다.

이것도 수년간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노하우를 바탕에 두고 있다지만,바이오 분야에서 한국대표기업 삼성의 ‘바이오 좌표와 위상’이 이제 바로 잡히고 있다는 생각이다.

삼성은 자신보다 자본과 기술이 한참 열세인 코오롱이 지난해 19년에 걸쳐 바이오신약 인보사를 피눈물  훌리며 개발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기를 바란다.<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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