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이하 건약)와 건강세상네트워크에 이어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가 간암 치료에 쓰는 조영제 '리피오돌'<사진>의 가격을 500% 올리려는 프랑스 제약사인 게르베코리아(이하 게르베)의 벼랑 끝 인상 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환자단체는 4일 성명서를 통해 “게르베가 조영제인 ‘리피오돌'을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값을 인상해 달라며 약가조정 신청을 했다"며 "지난 2012년에도 약가 조정 신청으로 약값을 일부 인상 받았지만 2015년 이후 수입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누적됐다면서 이번에 또 약가 조정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환자단체는 "문제는 게르베가 심사평가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수입마저 중단돼 리피오돌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며 "지난 두 달동안 의료현장에선 리피오돌 재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지만, 최근 재고분마저 바닥이 났다“고 주장했다.

환자단체는 "리피오돌 한 개 가격은 5만2560원으로, 게르베는 이 약값의 5배에 달하는 26만2800원으로 인상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건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게르베와의 협의를 통해 리피오돌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아직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게르베가 리피오돌 수입을 중단한 상태에서 심사평가원과 약가 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라고 성토했다.

환자단체는 "게르베가 정부를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약가 조정 신청을 한 것 자체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제약사는 의료현장에서 간암 환자 치료에 차질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놓은 후에 약가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피오돌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주사제로,경동맥화학색전술시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물질로 다른 대체의약품이 없다.

경동맥화학색전술이 불가능할 경우 환자들은 표적항암제나 간 절제술 등 더 고가의 치료를 해야 돼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게르베는 지난 3월 이 치료제의 공급을 중단해 환자들은 얼마남지 않은 재고분으로 치료하고 있다.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은 게르베의 협의를 통해 리피오돌의 공급중단과 국내 시장 철수는 어떻게든 막겠다는 입장이나 게르베와 협상 진전이 아직 없어 의료현장과 환자들의 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