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실 급여화는 지역 의료체계의 붕괴를 초래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료계가 지난 8일 보건복지부의 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의 병실 2~3인실 건보 적용과 관련해 이같이 우려했다.

의사협회는 14일 성명서에서 "과거 정부에서 의료적 필요성이나 비용효과성 등 보험급여의 우선순위보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추진된 포퓰리즘적 정책이 바로 식대 및 상급병실의 급여화"라며 "상급병실의 급여화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사협회는 "이미 의료전달체계가 무너져 경증환자까지 대형병원을 이용하고 있고, 상급종합 및 종합병원의 병상 가동률이 100% 근접하고 있는 현실에서 의학적 필요성도 비용효과성도 없는 상급병실을 급여화해 대형병원의 문턱을 더 낮춘 것은 불필요한 의료이용과 의료자원의 집중화를 초래함으로써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키고, 고비용 및 저효율의 지출 구조를 구조화시켜 소중한 국민의 보험료를 낭비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한병원의사협의회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에만 건강보험을 적용하면서 중소병원과 종합병원 사이의 입원료 역전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이에 따라 그간 비용 문제로 주저했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게 분명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정부가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하려는 정책이 사실상 진료비 할인 정책에 지나지 않다"며 "이마저도 의료이용 빈도가 높은 산정특례 질환자와 의료급여 환자들에게는 혜택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한 게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의아하다"고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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