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최수길(68)씨는 요즘 삼중고를 겪고 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힘든데,최저 임금이다 뭐다 해서 인건비가 올라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부인과 함께 꼬박 생업에 매달려야 할 형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까지 아파 서있기조차 힘든 지경이라 어떡하면 좋을지 막막하다.

처음엔 허리만 아프다가 얼마 전부터는 걸으려고 하면 다리에 통증이 너무 심해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됐다. 걷다가 통증이 심해 앉아서 잠깐 쉬고 나면 통증이 줄어든다. 허리를 뒤로 젖히면 통증이 심해지고,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든다.

최씨는 흔히 알고 있는 디스크가 발병한 줄 알고 병원을 찾아갔더니 척추관협착증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척추관협착증은 뇌에서부터 팔다리까지 이어지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다. 주로 척추와 주변 근육 및 인대의 퇴행성 변화와 함께 발생하는 퇴행성 척추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모든 부위가 퇴화되어 이러한 증상이 생기기 쉽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도 척추관협착증이 생기는 사례가 종종 있다.

◇주로 허리서 생기는 척추관협착증,허리디스크와 달라

척추관협착증은 목이나 허리에도 생길 수 있으나, 목에서 발생하는 경우는 대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허리에 발생했을 때 진단받게 된다. 척추관협착증과,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 부르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분명 다른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경우 병원에 따라 허리디스크 또는 척추관협착증으로 다른 진단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병원마다 진단이 다른 것이 아니라 두 가지 병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디스크가 많이 튀어나오게 되면 해당 부위의 척추관을 좁게 만들어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척추관협착증이 있는 경우에는 공간이 좁으므로 디스크가 조금만 튀어나와도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의 구분법은 무엇일까? 허리를 숙여 통증의 양상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우선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허리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통증이 줄어든다면 척추관협착증이다. 또한 통증 부위가 특정 부위에 발생하거나 항상 아프면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고, 다리 전체가 아프거나 걸을 때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높다.

허리디스크는 누워서 다리를 20~60도 똑바로 들어 올렸을 때 허벅지까지 심하게 당기나 척추관협착증은 다리에 큰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는 것도 차이점이다. 양상을 보면 허리디스크는 빠른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척추관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척추관협착증 치료,근골을 강화해야"

한의학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은 신허요통(腎虛腰痛)에 해당한다. 따라서 육미지황원(六味地黃元), 팔미원(八味元), 두충환(杜沖丸) 등의 처방으로 강근골(强筋骨)해야 한다.

담음(痰飮)이나 기체(氣滯)에 의한 경우도 있는데, 담음에 의한 경우엔 이진탕(二陳湯), 기체에 의한 경우엔 칠기탕(七氣湯)으로 막힌 기혈을 먼저 풀어줘야 한다.

한의학에선 척추관협착증이 생기는 요인을 크게 3가지로 본다.

첫째, 뼈의 변형

둘째, 물의 영향

셋째, 근육의 영향이다.

척추관 속엔 뇌와 마찬가지로 물로 채워져 있다. 팩 속에 들어있는 두부가 뭉개지지 않도록 물을 넣어주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로 보면 된다. 게다가 그 물은 순환하고 있다. 그러나 척추관협착증이 되면 뇌척수액인 물의 유통에 방해를 받고, 대사(代謝)가 나빠지게 되어 마비 증상 등이 나타나게 된다.

발과 허리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인 근육도 영양분이나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면 척추관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튼튼마디한의원 강남점 원장>

필자약력

-경희대학교 한의과 대학 졸업

-중앙한방병원 병원장

-대한한의학회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한방성장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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