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의약팀] 중외제약(대표이사 이경하)이 저성장의 악순환 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핵심 이유 중 하나가 영업전선에 켜진 빨간불이다.

중외제약은 최근 수년새 지속된 영업 부진을 타개하기위해 1년전 영업본부장까지 경질하는 극약처방을 쓰고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올들어서도 호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우선 영업이 얼마나 활발한지를 짚어보는 영업사원 병원 방문율이 상위권 제약사 중 최하위다.

제약전문 컨설팅 회사인 CSD에 따르면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지난해 중외제약의 영업사원 방문율이 2.5%로 점유율 12위에 그쳤다.<표참조>

종합병원(300병상 이상) 영업사원 방문율(2009)

또 의원급에서도 한미, 대웅, 유한, 동아 등 주요 상위사와 대조적으로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병원방문율 18위··· 원외처방도 14% 하락

올들어서는 병원방문율이 더 떨어졌다. 지난5~8월중 중외제약 영업사원들의 병원 방문율이 1.6%로 18위로 쳐졌다.<표참조>

이에 따른 영업실적의 상징이자 제약사의 자존심인 중외제약의 원외처방액도 뚝 떨어졌다. 지난8월 원외처방액은 전년동기 대비 14%나 하락했다.

이는 주요 상위 8개 제약사인 동아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 대웅제약, 종근당, LG생명과학, 부광약품, 환인제약 등의 합산 감소율 5.9%보다 두배이상 큰 감소율을 보인 것이다.

5~8월 영업사원 방문율(CSD:17개 전문과목 910명 의사패널 대상 조사)

영업전선이 무너지면서 이미페넴,가나톤,리바로 등 중외제약의 상징인 전문약 3개 간판 제품들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기대주 전립선 치료제 신약 트루패스도 아직 100억원대로 예상보다 지지부진하다. 중외제약의 관록과 명성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연매출 4551억원으로 종근당(3545억)을 1000억원 차이로 제친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딴판이다. 이대로라면 순위 변동도 예상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업계에서 2세 경영위기론이 자연스레 제기되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최근 몇년새 부진이 계속되자 중외제약은 지난해 가을 최모 전 영업본부장을 비인사철에 전격 경질시켰으나 정작 영업 형편은 더 나아지지 않고 있다. 되레 더 악화된 느낌이다.

현재 영업ㆍ마케팅 분야는 전 한독약품 사장출신인 고양명 고문과 대웅제약 영업ㆍ마케팅 본부장 출신인 김정호 영업본부장이 맡고 있지만 아직 선순환 고리가 보이지 않는다.

영업 방식도 대폭 손질했으나 여전히 별무효과. 국내 제약사들 대부분이 병원,약국 등으로 나눠 영업하는 방식 대신 주요 제품인 가나톤 등을 중심으로 제품군 별로 나눠 영업하는 전략을 택했다.

“리베이트 못줘 매출줄었다”?

이런 방식은 주로 적은 수의 오리지널 제품에 집중하는 다국적 제약사의 영업 방식. 한가지 계열에 영업을 집중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도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간판 제품들이 시장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줄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업계는 중외제약의 영업 전선이 무너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영업 부진과 관련해 중외제약 일부 직원들도 냉소적이고 자조적이다.

중외제약의 얼굴인 홍보팀 관계자들은 최근 회사분위기를 반영하듯 "회사가 어려워 죽겠다"고 아예 입에 달고 산다. 홍보라인을 보면 회사 분위기가 짐작되는 것이다.

홍보팀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들이 리베이트를 안줘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사돈 남말'하듯 했다. “요즘같은 상황에서 뾰족한 방법이 어디 있겠냐”고 자조적 반문 뿐이었다. 과거에는 리베이트로 매출을 유지했다는 말로 들렸다.

무엇보다 중외제약의 영업 부진에는 이유가 있었다고 경쟁사 관계자들이 한결같이 지적하고 있다. 중외제약 영업 방식과 관련해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쟁사 한 관계자는 “과거부터 중외제약의 영업 방식에 문제가 많았다”면서 “대형병원 앞 약국에 유통기한이 임박한 ‘가나톤’을 대량으로 납품하는 경우가 많았고,일부 영업사원들은 거래처에 자사제품을 밀어내기로 떠맡긴 뒤 다시 반품을 받아 폐기하는 일이 많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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