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건강과 관련된 많은 격언 중에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 격언은 우리 귀에 익숙할 것이다. 실제로 중병에 걸린 노인들이 걷지 못하고,누워만 있으면 근육이 점점 없어지고 욕창이 생겨 생명이 단축된다.

돈 안들이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평소 속도보다 약간 빨리 걷는 속보(速步)다. 빠른 속도로 걸으면 운동 부족을 해소할 뿐 아니라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발산에도 도움이 된다.

◇속보의 가장 큰 효과는 하체 강화

속보는 다리와 엉덩이 근육을 확실하게 사용해 리드미컬하게 걸어야 한다. 우리는 평소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은 그런대로 사용하고 있지만,속보를 하면 발가락과 정강이 근육까지도 모두 사용하게 된다. 근육을 단련해 근력 저하를 방지하는 속보는 노인들이 넘어져 구르는 사고를 예방하게 한다.

속보는 하반신은 물론 상체 근력도 단련시킨다. 등을 펴고 다리를 배꼽에서부터 앞으로 내미는 듯한 이미지로 리드미컬하게 걸으면 자연히 허리와 배의 근육에 힘이 들어가 근력이 붙는다. 속보는 새우등같이 등이 굽는 자세의 예방 및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

속보엔 일반 걷기에 비해 칼로리가 1.3배 정도 더 소모된다. 개인차는 있지만 일반적인 속도로 걸을 때 30분에 약 80kcal 소모하는 데 비해 빨리 걸으면 105kcal 정도를 소비할 수 있다. 1.3배라는 숫자만 보면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매일 조금이라도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게 중요하다.

하체 근육은 우리 몸 중에서 가장 큰 곳이기 때문에 속보로 이 곳 근육을 강화하면 당연히 기초대사량이 올라간다.

문명의 발달은 현대인의 생활을 매우 편리하게 만들었다. 집 밖으로 나서면 버스, 전철, 지하철, 자동차,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 문명의 이기(利器)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그다지 걸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노화는 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발과 허리가 약해지는 것은 노화 현상의 시작이다. 발과 허리가 약해지면 살짝만 넘어져도 골절상을 입는다.

발은 ‘제2의 심장’이다. 손에 점점 힘을 주고 꽉 쥐어보면 피가 머리 쪽으로 올라오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심장의 고동은 더 빨라진다. 이는 팔의 근육이 수축돼 모세혈관을 압박해 혈압을 올렸기 때문이다.

다리 근육을 움직여도 당연히 같은 현상이 벌어진다. 걸으면 다리에 모여 있던 혈액을 심장 쪽으로 밀어 올려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게 된다.

사람의 몸은 아래 위로 길게 형성돼 있다. 따라서 아무래도 혈액이 아래쪽에 모이게 마련이다. 머리 쪽엔 다량의 산소를 필요로 하는 뇌가 자리 잡고 있다.

뇌에는 끊임없이 신선한 피를 공급해야 한다. 발이 게으른 사람은 아래쪽에 모여 있는 피를 뇌가 있는 머리 쪽으로 많이 보내줄 수 없어 뇌에 충분한 피가 공급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피를 머리쪽에 공급해야 하는 심장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뇌에 충분한 피가 공급되지 못하고,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면 현대인은 각종 질병에 노출된다. 이른바 ‘현대병’이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조금 빠른 속도로 걸어보자.

<튼튼마디한의원 분당점 원장ㆍvamos2@ttjoint.com>

 

◇필자 약력

-경희대 한의과 대학원 석ㆍ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연연구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본초학교실 연구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경희대 대학원 박사학위 의학계열 우수학위 논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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