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니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헤르니아는 몸속 장기가 본래 있던 위치에서 탈출한 상태를 가리킨다. 배꼽 헤르니아, 서혜 헤르니아(탈장) 등이 많이 알려진 질병이다. 이러한 현상이 척추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椎間板)에서 일어난 것을 ‘추간판 헤르니아(일명 디스크)’라고 부른다.

추간판 헤르니아가 생기면 신경 압박으로 인해 허리나 다리에 통증과 마비 증상을 일으킨다. 심한 경우에는 이 부분에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되거나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추간판 헤르니아는 통증이 심하며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겐 늘 발생할 위험이 따라다닌다.

MRI(자기공명영상)를 보면 발병 부위가 선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신경외과에서는 수술을 권한다. 하지만 적절한 한방 치료와 한약 복용만으로 수술없이 디스크 증상을 완화시킬 수가 있다.

척추는 뼈가 블록처럼 층층이 쌓여있는 구조다. 뼈와 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추간판이란 것이다. 추간판 중앙에는 젤라틴 상(狀)의 미끈미끈한 수핵(髓核)이 있고, 그 주위를 콜라겐을 포함한 약간 딱딱한 선유륜(線維輪)이 덮고 있다.

척추는 경추(頸椎)ㆍ흉추(胸椎)ㆍ요추(腰椎)로 나눌 수 있으며 모두 뼈와 뼈 사이에 추간판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 요추에 디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크며 그 다음이 경추다.

디스크가 생기면 돌출한 추간판이 신경을 압박하므로 강렬한 통증이 발생한다. 마치 신경 스위치를 계속 누르는 듯한 느낌이다. 압박하고 있는 신경이 지배하는 범위만큼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허리뿐만 아니라 허벅지와 무릎까지 통증이 전달된다. 심하면 무릎 아래쪽까지 통증이 내려갈 수도 있다.

추간판 헤르니아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일상적인 동작 중 무거운 물건을 계속 들면 허리에 부담이 생겨 발병할 수 있다.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걸상에 앉아있는 학생들에게도 디스크가 생길 수 있으며, 나이 든 사람은 노화가 주된 원인이다.

물리적으로 튀어나온 추간판을 제자리로 되돌려놓을 수는 없다. 한방 치료에서는 심한 통증과 저림, 마비 증상을 완화시켜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간은 훌륭한 자연치유력을 가지고 있다. 돌출한 추간판은 3개월에서 반 년 정도 지나는 사이에 백혈구에 의해 탐식되어 소실되거나 줄어들 수도 있다.

디스크는 통증이 심하기 때문에 한방 치료에서는 일단 통증을 완화하는 처방을 기본으로 하고, 피의 흐름을 좋아지게 만드는 한약을 쓴다. 헤르니아에 의해 압박되고 있는 신경이나 그 주변 조직의 혈류를 개선함으로써 염증을 다스릴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추간판 헤르니아는 신허요통(腎虛腰痛), 어혈요통(瘀血腰痛)에 속한다. 척수신경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심한 통증은 도인(桃仁), 홍화(紅花) 등의 어혈을 제거하는 축어혈약(逐瘀血藥)으로 가라앉힌다. 통증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면, 오가피(五加皮), 두충(杜沖), 척추연골한약 등의 강근골(强筋骨)하는 약으로 추간판을 잡아주게 된다. 인대, 근육 등 허리 관절주변 연조직을 강화시키면 통증 재발을 줄일 수 있다.

헤르니아에 의해 압박된 신경이나 주변 조직의 혈류를 개선하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추간판 헤르니아는 환자의 체질과 증상에 치료 기간이 다른데, 대략 2~3개월 정도 꾸준히 치료하고 한약을 복용하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튼튼마디한의원 전주점 원장>

◇필자 약력

-경희대 한의대 졸업

-우석대 한의대 외래교수

-대한침구학회 정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대한항노화학회 정회원

-toaht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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