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를 해소해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지난주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후 “삼성 측이 언급한 규제 애로 사항이 매우 뜻깊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고 과감한 규제 완화를 김 부총리에게 요청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되는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또 앞으로 3년동안 평택 반도체공장에 90조원 등을 포함해 모두 18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4만개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 부총리는 이 회장을 만난 후 “삼성의 영업 비밀상 말할 수는 없지만 바이오산업의 몇 가지 규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바이오 분야를 반도체에 이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다.

바이오 분야는 사실 지난 2010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5대 신수종 산업의 하나로 지목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각됐다. 세계 의약품시장이 바이오의약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합성의약품이 바이오의약품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지난해 2410억달러 규모였다. 그러다 올해엔 2640억달러, 2020년 3140억달러, 2025년 4888억달러로 8년동안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직을 비롯한 고급 일자리 창출의 보고로 평가되기도 한다. 삼성외 LGㆍSK그룹 등이 세계 바이오 시장참여를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 삼성이 철폐를 요청한 구체적인 바이오 분야의 규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혁신적인 바이오의약품 평가 기술 및 인허가 규제 내용이 아닌지 제약업계는 짐작하고 있을 뿐이다. 그 내용이야 어찌됐든 미래의 먹거리 산업임이 확실하고 고급 일자리의 보고인 것으로 인정된다면 하루라도 빨리 규제를 철폐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ㆍ2ㆍ3공장을 모두 합해 36만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춰 의약품 위탁생산(CMD) 분야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 분야에서 유럽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러한 바이오의약품산업의 육성에는 엄청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바이오의약품 하나를 개발하려면 2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과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한다. 충분한 자금 동원이 가능한 대기업에 대해 바이오의약품산업의 참여를 기대하는 이유다.

따라서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자리를 굳힐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한다. 이를 위해선 투자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 기업은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준비가 돼있는데 정부의 규제로 바이오 시장에 뛰어들지 못한다면 그것은 미래 먹거리 산업을 정부가 발로 차버리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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