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김모(32ㆍ여)씨는 근무 중에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어지럼증이 발생해 급히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메니에르병이었다.

약을 먹어도 발작이 계속되고 청력도 떨어지면서 근무가 어려워져 한방이비인후과를 찾았다. 4주간 틈틈이 침, 뜸, 한약치료를 받고 현재는 6개월간 어지럼증이 거의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다.

극심한 어지럼증 메니에르 환자,5년 새 33%↑

메니에르병은 어지럼증과 청력 저하, 이명(귀울림) 등의 증상이 발현되는 귀질환이다. 이름이 생소해 희귀한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지난 5년새 33%나 늘었다. 2013년 11만2명이었던 환자가 2017년 14만6425명으로 늘었다.

난청은 메니에르병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처음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난청이 나타난다. 이 상태에서 방치하면 난청이 점점 심해져 영구 청력 소실도 생길 수 있다. 또 초기엔 한쪽 귀에만 발생했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20~50% 정도의 환자에게서 양쪽 모두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가장 힘든 증상은 어지럼증으로, 심한 어지럼증이 오심, 구토와 함께 나타나면서 반복돼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워진다.

진행된 메니에르병,수독 없애는 한약치료 추천할만

메니에르병은 대부분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잘 쉬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저염식을 시행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카페인, 술, 담배를 회피하는 보조요법만으로도 많은 메니에르병이 낫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메니에르병에선 이런 보조요법으로 조절이 잘되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메니에르병의 기전은 양방에선 내이의 내림프 수종으로 보고 한의학에서는 수독(水毒ㆍ수분 정체로 인한 노폐물)로 인한 것으로 본다.

양쪽에서 보는 관점이 비슷하다. 양방에선 이뇨제를 주요하게 많이 쓰며 한방에선 수독을 없애주는 약인 영계출감탕, 오령산, 시령탕 등을 많이 사용해 치료한다.

치료와 관리 잘하면 완치에 가까운 생활

메니에르병의 목표는 완치가 아닌 증상의 조절이다. 완치가 없다는 말이 무섭게 들릴 수 있겠지만 치료와 관리를 잘하면 거의 증상 없이 사실상 완치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양방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 한방치료도 적용해볼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선 메니에르병에 대한 한약의 유효성이 인정받아 메니에르병 진료지침에서 한약 사용이 추천되고 있다.

김민희(사진)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교수는 “한약치료는 수종을 없애주는 역할을 하며 귀 주변의 침과 뜸치료는 내이의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량을 증가시켜 전정신경계의 기능을 개선하는 역할을 한다”며 “양약을 쓰면서도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청력 저하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 한방치료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니에르병,평소 어떻게 관리하나

메니에르병의 생활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염식이다. 짠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어려워 최대한 소량을 먹어 하루 총 나트륨 양이 많아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

술과 고당분 음식 섭취도 수분의 정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도움이 된다.

또 커피에 대해서도 많이 문의하는데, 아직까지 확실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하루 1잔 이하로 옅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메니에르병과 알러지질환의 연관성이 많이 밝혀지고 있어 메니에르병이 있으면서 동시에 알러지질환이 있다면 함께 관리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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