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비만을 ‘적(敵)’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살이 찌면 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고 관절 건강에도 해롭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다. 실제로 비만은 합병증을 수반하기 쉬우므로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살을 빼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은 체내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BMI(체질량지수 : 체중(kg)÷신장(m)²)가 그 기준으로 사용된다. 건강한 표준치는 22이며, BMI가 25을 초과하면 비만이라고 볼 수 있다.

지방세포엔 작용이 서로 다른 백색지방 세포와 갈색지방 세포의 2종류가 있다. 백색지방 세포는 전신에 존재하는 중성지방으로 에너지를 축적한다.

한편 갈색지방 세포는 과식에 따른 잉여 에너지를 열의 형태로 체외로 방출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 세포의 기능이 무뎌지면 에너지가 축적되기 쉬워 비만체질이 된다. 현재 많은 연구에서 갈색지방 세포의 기능 저하가 비만의 원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일본에서 실시된 한 역학조사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해 당뇨병ㆍ고혈압은 3~4배, 허혈성 심질환은 3배, 고지혈증은 7배, 지방간은 12배, 무릎 통증과 요통은 20배나 증가한다고 한다.

비만은 들어오는 에너지의 양이 나가는 에너지의 양보다 많을 때 생긴다. 우리 한의학에선 비만의 원인을 과식과 운동 부족뿐 아니라 체질적인 소인에서 찾기도 한다.

비만이 되는 체질은 비위(脾胃)의 작용과 관계가 있다. 비위는 음식물을 소화흡수하고 대사(代謝)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위가 강한 사람은 소화ㆍ흡수ㆍ대사의 작용이 원활하기 때문에 음식을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운동선수는 평소 운동을 통해 기초대사 능력이 올라가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는다. 은퇴 후 갑자기 살찐 운동선수를 많이 볼 수 있는 데 그것은 운동을 멈춰 기초대사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소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 데도 살이 찌는 사람은 체질적으로 비위가 약하게 태어났을 가능성이 크다. 소화 흡수 기능이 떨어지면 적게 먹더라도 대사 장애가 일어나 몸 속에 여분의 수분이 정체된다. 따라서 살을 빼기 위해 한의학에선 비위의 작용을 좋게 만드는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

살이 찌면 무릎과 허리, 관절에도 큰 부담을 줄 뿐 아니라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되므로 한약에 의존하기에 앞서 나쁜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은 식사량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방 1Kg을 줄이기 위해선 7000Kcal분의 식사 제한이 필요하다. 되도록 소식(小食)을 하면서 영양가 있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채소엔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돼 탄수화물이나 지질(脂質)의 흡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적극 섭취할 것을 권한다. 이런 스스로의 노력과 함께 효과적인 한약을 복용한다면 살을 빼고 건강한 상태의 체중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체격이 좋으며 내장 지방이 많은 사람에게는 방풍통성산(防風通聖散)이 효과적이다. 방풍통성산은 중국의 의서 선명록(宣明論)에 수록돼 있는 고전 처방으로, 내장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처방이다.

그리고 통통하고 물살이 많은 사람은 방기황기탕(防已黄耆湯)을 처방한다. 방기황기탕은 복부에 피하지방이 많고, 비만에 따른 변비가 있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다. <튼튼마디한의원 분당점 원장>

◇필자 약력

-경희대 한의과 대학원 석‧박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학연연구원

-경희대 한의과 대학 본초학교실 연구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외래교수

-경희대 대학원 박사학위 의학계열 우수학위 논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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