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업계가 정부 당국에 줄곧 요구해온 연구ㆍ개발(R&D)비에 대한 세제 지원이 곧 실현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한승희 국세청장은 지난주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업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은 뜻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날 한 국세청장이 “바이오시밀러 분야의 R&D에 대한 세제 지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구체적인 지원 방안 마련은 기획재정부의 업무지만,집행기관 수장인 국세청장이 이를 시사한 것은 주목할 일이다.

바이오시밀러란 유전자재조합 또는 세포의 배양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바이오신약(단백질 의약품)의 복제품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효능은 비슷하지만 값이 낮아 경제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합성의약품이 화학물질을 재료로 해서 만드는 것과 달리 살아있는 생물에서 뽑아낸 물질을 재료로 삼는다.

따라서 바이오시밀러는 임상시험을 통해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효능이 동등함을 입증해야 한다. 이 때문에 바이오시밀러 개발 비용은 임상 과정에서 개발비의 50~60%가 소요된다.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선두기업인 셀트리온은 1개 제품 개발에 2300여억원이 소요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도 2000억~3000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이러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세계 시장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36.6%의 성장세를 기록해 올해 세계 시장 규모가 200억달러(약 23조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화학합성의약품의 제네릭 시장이 둔화하면서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반도체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산업으로 육성해 국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류마티스관절염, 궤양성대장염 등에 효과가 있는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개발해 미국의 국가 기관인 재향군인회에 5년동안 독점 공급 계약을 맺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존슨앤존슨의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복제품인 렌플렉시스는 미재향군인회의 미국 23개권역 네트워크에 공급될 것으로 전해진다.

또 2013년 일찍이 유럽 시장에 자가면역치료제 ‘렘시마’를 유럽의약청(EMA) 허가를 받아 상륙시킨 셀트리온도 혈액암치료제 ‘트룩시마’와 유방암치료제 ‘허쥬마’를 올해 잇달아 유럽 시장에 내놓아 오리지날 의약품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엘지화학도 류머티즘치료제인 바이오시밀러 ‘에타너셉트’, 종근당은 빈혈치료제 바이오시밀러 'CKD-1101'을 일본 시장에 진출시켰다.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등도 바이오시밀러 세계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고 알테오젠, 이수앱지스, 바이넥스 등 중소업체들도 경쟁에 합류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이들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미래먹거리 산업 분야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산업의 발전은 곧 고급 일자리 창출이라는 또 하나의 결과로 이어진다. 이들 산업에 대한 당국의 화끈한 세제 혜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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