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공지능(AI) 기반 의료영상 기술력이 글로벌 인정을 받았다.

서울아산병원 의료영상지능실현연구실(MI2RL)은 최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국제 AI 의료영상 분할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고 16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국제의료영상처리학회(MICCAI)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올해 처음 열렸으며 전 세계에서 190여개 팀이 참가했다.

각 팀은 직접 개발한 AI 기반 의료영상 분할시스템으로 뇌종양, 심장, 간, 전립선, 폐, 췌장, 대장 등 총 10개의 장기의 의료영상을 분할, 3차원 모델로 만들어내는 속도와 정확도를 겨룬 것이다.

의료영상 분할은 단층으로 촬영된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진단용 의료영상에서 체내 장기들과 종양 등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그려 구분하는 것을 뜻한다.

분할된 의료영상들을 종합하면 몸 속 구조를 3차원으로 구현할 수 있어 의료진이 환자를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치료 반응도 더 빠르게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시각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어 환자가 느끼는 수술 불안감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이 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사진) 교수가 이끄는 MI2RL는 CT와 MRI 등 의료영상에서 체내 장기나 질환의 위치를 인지하는 인공지능 네트워크 'E-Net'과 체내 장기와 질환의 경계선을 정확하게 그려 분할하는 'P-Net' AI 네트워크를 결합한 'Cascade U-Net'을 자체적으로 개발, 대회에 참가했다.

그 결과, 김 교수팀은 약 80%의 정확도로 체내 장기와 질환을 3D 이미지로 구현했으며, 초당 약 100장의 의료영상을 분할, 10초 안에 장기 상태를 3D 이미지로 나타냈다.

김 교수는 “의료영상 분할 부문이 발전되면 종양 등 질환의 위치와 상태, 크기를 지금보다 더 정확히 파악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며 “아직은 보완해야 할 점이 있지만, 더 높은 정확도와 속도로 의료영상을 분할하는 AI 네트워크를 개발해 국내외 의료영상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