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면허 취소 요건 확대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 면허 취소 요건 확대 바람직하지 않다
  • 편집국
  • 승인 2018.11.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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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손금주 의원(무소속)이 의사가 위반한 법률과 관계없이 금고 이상의 형이나 집행유예, 선고유예 이상의 선고를 받았을 때는 이를 의료인의 결격 사유로 규정해 일정 기간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보건복지위 박종의 전문위원이 지난 주말 밝혔다고 한다.

이에 앞서 22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에선 장정숙 의원(바른미래당)이 “의료인이 성범죄로 수사를 받을 경우 검찰이 공소를 제기한 시점부터 면허를 정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최종 판결 때까지는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소당했다고 해서 미리 행정처분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부했다.

의사는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적 특성상 다른 직군(職群)에 비해 높은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의료인의 성범죄, 대리수술, 폭행, 사기 살인사건 등 범죄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고 의사 면허도 정지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

그러나 의료인이라고 해서 의료행위와 관계없는 불법행위까지 의사 면허 취소 요건을 넓히는 것은 옳지 않다. 의사는 인간으로서 생활을 영위하는 평범한 직업인이지 천상의 성인이 아니다. 또 의사가 저지른 반사회적 범죄행위에도 경중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의사 면허 취소는 의사로서 기왕의 의료법을 위반할 때 취해지는 것이 맞는 것이다. 그런데도 의료와 관계없는 불법행위까지 의사 면허를 취소토록 요건을 넓히는 것은 행정과 법 적용의 남용인 것이다.

최근 경기도와 인천에서 현직 의사가 여성의 신체를 불법 촬영해 물의를 일으켰다. 만일 이러한 의사의 불법행위가 의료행위를 하던 중 발생했다면 이는 마땅히 의사 면허 취소등 강력한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의료행위 중 발생한 것이 아닌 일반적이고 개인적인 성범죄라면 보건당국이 개입할 일이 아니다. 이는 경찰이 일반인의 범죄로 다뤄야 한다는 이야기다.

만일 의사에게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대고 모든 범죄에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오히려 다른 전문직군에 비해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국회의원과 정치인의 경우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정치자금 수수와 비리, 비도덕적 행위로 지탄받았는지 되돌아 봐야 한다. 그럼에도 국회의원이나 정계를 떠났다는 말은 듣기 어렵다. 심지어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반국가 사범으로 수감됐어도 출소후 또는 수감 중 특사로 풀려나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따라서 의사의 불법행위에 대해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에 한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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