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실시된 제39대 대한약사회장 선거에서 김대업 후보가 당선된 것은 소통을 통해 발전적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회원약사들의 열망이 모아진 결과라는 것이 약사사회의 지배적인 견해다. 김 당선자는 이러한 기대를 안고 2명이 경합한 이번 선거에서 총 투표수 1만9287표 중 58.3%라는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김 당선자는 새해부터 3년간 8만여 약사의 수장으로 약사회를 이끌게 된다.

이번 약사회장의 선거 결과는 몇 가지 특징을 보여준다. 우선 김 당선자가 만 54세로 젊다. 김 당선자와 시도약사회장의 평균 나이도 53.6세로 젊어졌다. 2명의 40대 시도약사회장도 등장했다. 회원들의 ‘젊은 약사회’ 바람이 표로 집결된 것이다.

둘째로는 지난 수년간 집행부 구성에서 특정인과 특정대학 등 인맥과 학맥을 중심으로 한 인사에 대해 회원들의 불만이 쌓인 것이 표심으로 모아졌다는 평가다. 이러한 약사회 행정으로 약사회가 시도약사회와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밖에도 전임 회장이 약사회 연수교육비 횡령으로 기소되는가 하면 신축 약사회관 입점권을 둘러싼 비리 의혹도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도 들린다.

과거 선거에서 대한약사회장과 서울시약사회장 가운데 반드시 한 곳은 특정 대학 출신이 당선됐던 기록을 깨고 2곳 모두 특정 대학 출신 후보가 고배를 마신 것도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인맥과 학맥 중심의 약사회 운영에 회원약사들이 반기를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김 당선자에게는 앞으로 이러한 인맥과 학맥 중심의 약사회 운영을 청산해야 할 책무가 있다. 김 당선자가 선거운동 기간 중 "소통하는 약사회로 거듭 태어나 정상적이고 합리적 변화를 꾀하겠다"고 공약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김 당선자는 집행부 구성시 결코 논공행상식 인맥과 학맥에 의한 인사는 없을 것이라고 공약했다. 또 이를 위해 젊고 활력 넘치는 일하는 약사회를 만들어 거짓없는 정직한 의사소통으로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했다.

그럼에도 김 당선자가 앞으로 수많은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 지에 회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현재의 약사 공급 과잉 상태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약대 신설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 지 주목된다. 또 만성질환 관리제, 커뮤니티 케어 등 정부의 정책 결정에서 약사가 배제되고 있는 이른바 ‘약사회 패싱’에 대한 효과적 투쟁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편의점 판매약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조치에 대응하는 것은 당장의 문제다.

김 당선자에게 거는 회원들의 기대는 크다. 젊은 집행부에 정직한 소통, 인맥과 학맥을 타파하는 인사 혁신, 과거가 아닌 미래를 준비하는 약사회를 원하는 회원들의 바람을 김 당선자가 잘 꿰뜷어 보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대업호(號) 약사회 출범을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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