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직이나 판매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들 가운데 감정노동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가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의대 정신건강의학교실 한창수ㆍ한규만 교수팀은 2007~2009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제4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ㆍ판매직 종사자에서 감정노동과 우울증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19세 이상 성인 서비스ㆍ판매직 근로자 2055명(여성 근로자 1236명ㆍ남성 근로자 819명)을 대상으로 작년 한해 동안 우울증상(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수준,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감)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이들 근로자의 13.9%가 작년 한 해 동안 우울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감정노동 여부는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숨기고 일해야 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대답한 근로자를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 구분했다.

전체 근로자의 42.8%(879명)이 감정노동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감정노동을 경험한 근로자 중 18.5%는 우울증상을 경험한 반면, 감정노동을 경험하지 않은 근로자 중 10.4%만이 우울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별로는 감정노동을 경험한 여성 근로자는 감정노동을 경험하지 않는 여성 근로자에 비해 우울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2.19배 증가했다.

반면 남성 근로자는 감정노동 여부가 우울증상의 위험을 증가시키지 못했는데,이는 감정노동이 우울증상에 미치는 영향이 성별에 따라 다름을 시사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감정노동은 여성과 남성 근로자 모두에게서 가장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할 위험을 각각 6.45배, 6.28배 증가시켰다.<그림 참조>

한창수 교수는“이번 연구 결과는 최전선에서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서비스ㆍ판매직 근로자들이 경험하는 감정노동이 우울증상의 위험을 명백히 높이고,특히 감정노동을 경험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우울증 발생의 위험으로부터 취약함을 말해준다"면서 "추후 기업이나 정신보건 정책 입안자들은 서비스 및 판매직 근로자의 감정노동 경험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9월 SCI급 국제학술지인 ‘Psychiatry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