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안전평가원이 22일 ‘신개발 의료기기 전망 분석 보고서’를 펴내고 오는 2022년까지 국제의료기기 규제당국자포럼(IMDRF)이 주도하고 있는‘세계 의료기기 단일 심사프로그램((MDSAP)’에 가입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의료기기조합(이사장의 이재화)도 이날 서울역 밀레니엄호텔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국회에 발의된 ‘의료기기산업육성법 및 혁신의료기기 지원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켜줄 것을 촉구했다.

MDSAP는 IMDRF 공동 운영국인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일본 등 5개 국가가 의료기기 안전과 품질관리를 위해 공동 심사를 목적으로 만든 인증제도다. MDSAP의 인증을 받을 경우 해당 의료기기 제조사는 개별 인허가를 따로 받지 않아도 돼 의료기기 수출시 1~2년 걸리는 현장실사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3480억달러(약 389조원ㆍ2017년 기준)에 달한다. 이 중 미국이 44.9%인 1549억10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앞으로도 급성장해 2021년에는 4400억달러(5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시장은 2008년 ‘오바마 케어’ 시행 이후 급성장했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아직도 국회가 발의된 의료기기산업 육성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부나 국회가 말로만 첨단의료 분야를 미래의 국가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했지 실제로는 거의 손을 놓고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의료시장은 치료의학에서 예방의학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 세계의 흐름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베이스에 기반한 생체 계측과 건강모니터링 시스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또 치료 부문에서도 3D프린팅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 의료기기 산업이 함께 급성장할 전망이다.

웨어러블기기는 물론 차세대 체외진단기에서부터 내비게이션 기술을 융합한 수술용 로봇 등 융합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개척할 분야와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이에 따라 정부가 그토록 염원하던 일자리도 무수하게 창출될 수 있는 곳이 이러한 의료기기 분야다.

문제는 기업이 이러한 의료기기 분야에 꾸준하게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이끌어갈 연구 인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있다. 불행하게도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영세한 것은 가장 큰 짐이다. 또 연구 인력이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가 이들 의료기기산업에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늘리는 것은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정치 논리에 의해 급하지도 않은 의과대학 신설 계획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그 재원으로 이곳에서 일할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게 국가미 래를 위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첨단의료기기 개발을 위한 새로운 정책 개발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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