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복용하는 약의 10개 중 9개 이상(93%)이 ‘알레르겐(알러지성 질환 원인 항원)’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부분의 약에는 그 약의 유효 성분과 함께 흡수촉진제, 안정제, 과당, 유당 등 비활성 성분들이 함유돼 있다.
미국 브리검여성병원 연구진은 소장에서 발생하는 유전성 알러지 질환인 셀리악병(celiac disease) 어린이 환자를 치료하면서 위산을 제어하는 ‘오메프라졸(omeprazole)’을 처방했다.
그러나 1주일 내에 아이는 메스꺼움 증상을 보였다. 조사 결과, 아이가 복용한 약에 글루텐이 함유된 밀 제품에서 추출된 성분이 포함돼 있었다.
셀리악병은 생후 2주~1년 정도의 어린이가 잘 걸리며 대부분 유전된다. 보통 밀가루 등 글루텐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문제가 없으며 2~3주 정도면 낫는다.
주요 증세는 체중 감소 및 증가, 식욕 저하, 구강 궤양, 피부 발진, 뼈 통증, 빈혈, 비타민 결핍증이며, 심한 어린이는 다리가 약간 휘기도 한다.
연구진은 기(旣) 발간된 의학 전문지와 미국립의학도서관 데이터베이스인 필박스(Pillbox)를 통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약들의 성분들을 확인했다.
그 결과, 판매되는 약의 50% 이상에서 비활성 성분이 포함돼 있었으며 최대 99%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또 거의 모든 약에는 글루텐이, 93%는 유당, 염료, 땅콩 기름 등이 함유돼 있었다.
또 50% 이상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제한 물질인 ‘FODMAP’을 포함하고 있었다.
통상 약 포장에는 성분 리스트가 나열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이상 그 성분 함유 내용을 알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런 류의 비활성 성분들을 많이 복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년에 이르러 각종 질환으로 시달리다 보면 복용량이 늘어난다. 전문가들은 하루 10개의 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평균 2.8g의 비활성 성분을 복용하는 셈이라고 조언한다.
이 연구 결과는 ‘병진의과학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