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대변의 DNA를 분석해 대장암 또는 대장용종 보유 가능성을 90% 이상 예측하는 획기적인 검사법을  개발했다. 지금까지의 면역화학 분변잠혈검사보다 검사 정확성과 신뢰도가 월등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검사법은 대장암 조기진단에 따른 조기발견 효과로 사망률 감소효과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ㆍ한윤대 교수팀은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와 함께 새로운 대장암과 대장용종 조기 진단 검사법의 유용성을 입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새로운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로 떠오른 ‘신데칸-2 (SDC2) 메틸화’를 이용했으며, 대장암이나 대장용종을 보유한 환자군 구별이 훨씬 용이해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대장내시경 검사에 참여하는 비율이 30%에 머물고, 연간 1회씩 국가 검진 사업으로 무료 시행되는 면역화학 분변잠혈검사는 조기대장암 민감도가 50% 수준으로 낮아 이를 극복하기위해 새로운 진단 검사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조기 대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후성유전적 바이오마커인 ‘신데칸-2 (SDC2) 메틸화’를 활용한 검사기술이 갖는 대장암과 대장용종 진단의 정확성과 민감도를 살폈다.

대장암에 ‘신데칸-2 메틸화’가 바이오마커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이미 연세의대 연구진과 지노믹트리가 공동으로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밝힌바 있다.

연구팀은 연세암병원을 찾은 58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대장암 환자(245명). 세브란스병원 체크업 시행 대장내시경에서 정상(245명)과 대장 용종보유(62명)로 판정받은 수검자, 연세암병원에서 위암(23명)과 간암(10명)을 각각 확진 받은 환자로 구성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대변을 제공받아 DNA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종양의 단계나 위치, 연구대상자의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대장암 보유여부를 진단해내는 민감도(진양성률)가 90.2%, 실제 질병이 없을 때 ‘없음’으로 검사해내는 특이도(진음성률)도 90.2%를 나타냈다.

특히, 0기~2기까지의 대장암 진단 민감도가 89.1%(128명 중 114명에게서 반응)를 기록해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충분한 유효성을 가지고 있음 확인했다.

또한,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대장 혹(용종)의 보유 여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새로운 검사 방법은 10mm 이상의 대형용종에 대해서도 유의미한 양성률을 보였으며, 위암과 간암에서는 반대로 양성률이 낮아 대장암만을 정밀하게 진단해 내는 것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김남규 교수는 “대장을 깨끗하게 비우는 준비 과정의 복잡함과 검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대장내시경 검사 참여 비율이 저조하다"면서 "새로운 검사법은 대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분변잠혈검사와 유사하나 훨씬 높은 정확도로 대장암 보유 유무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새 검사법은 대장암과 대장용종을 가진 환자들이 조기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며 이를 통한 조기 발견은 대장암 치료성적과 삶의 질을 높이고,질병 검사와 치료에 소요되는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신데칸-2 (SDC2) 메틸화’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암 진단 제품은 FDA 승인 후 시판 중인 미국 제품과 비교했을 때 대장암 진단에 대한 대등한 민감도를 갖는 반면, 소량의 대변을 사용하고 가격이 절반 수준이어서 짧은 검사시간과 높은 확장성을 가져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진단 키트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향후 대규모 집단 코호트 연구를 통해 검사법에 대한 정확도와 신뢰도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후생유전학 학술지인 'Clinical Epigenetics (IF : 6.091)'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남규, 한윤대 교수
김남규, 한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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