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 대책 왜 서두르지 않나
대형병원 환자쏠림 현상 대책 왜 서두르지 않나
  • 편집국
  • 승인 2019.04.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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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보장성을 대폭 강화한 문재인 케어 실시 이후 대형병원들의 환자쏠림 현상이 당초 예상했던대로 버틸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주장은 지난 5일 대한병원협회 주최로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코리아 헬스케어 콩그레스 2019’에서 참석자들에 의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이날 소개된 대형병원들의 환자쏠림 현상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하루 외래환자가 1만2000여명, 세브란스는 1만1000여명에 달했다. 삼성서울병원도 1만명 이상으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고대안암병원도 같은 수준이었다. 일부 대학병원 부근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진료 대기 환자들이 묵는 ‘환자방’이 생겨나 성업 중이다. 대기 환자를 위한 쪽방으로 한달 숙박비가 90만원이라고 했다.

이같이 대형병원으로 환자가 쏠리는 것은 소위 ‘문재인 케어’의 실시로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됐고 선택진료제 폐지, 상급병실료 급여화 등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싼값에 이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이들 시설좋은 병원에서 MRI(자기공명영상)ㆍCT(컴퓨터단층촬영) 등 기기도 싼값에 이용할 수 있게 된 것도 큰몫을 했다.

문제는 이처럼 환자쏠림 현상으로 이들 병원의 수익은 훨씬 좋아졌을지 몰라도 이보다 더 심각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의료진이나 간호사 등 의료인력과 자원이 중소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대거 이동해 중소병원은 거의 질식 상태에 달했고 일부는 경영난으로 폐업 사태를 겪고 있다고 했다.

이들 상급종합병원에서는 환자가 쏠림으로써 MRIㆍCT촬영을 하는데 보통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하고 혈액검사를 위한 채혈도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한다. 한 대학병원에선 심지어 MRI 초음파검사가 밀려 새벽 2시까지 촬영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해 의료서비스 질의 하락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박진식 세종대병원 이사장은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하면 영국처럼 진료 예약 후 대기에 1년 이상 걸리는등 환자의 의료 접근성이 무너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로인해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문재인 케어의 실시로 중소병원의 몰락은 현재 진행중이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문재인 케어의 보장성 강화는 상급종합병원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로 인해 환자쏠림 현상은 처음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처음부터 각 의료단체들에 의해 제기됐었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가 왜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없이 문재인 케어를 강행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의료 생태계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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