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중 자기 치아를 20개 이상 보유한 사람은 절반 정도다. 대부분 40대 이후 발생하는 만성 치주염으로 치아를 잃는 것이다. 

만성 치주염은 치아 뿌리를 싸고 있는 치주인대와 치조골을 10∼15년에 걸쳐 녹여 없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치주질환자는 1500만명에 달하며, 40대 이상 성인 중 33.4%가 치주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부터 치아 리모델링

치아 리모델링은 만성 치주염이 시작되고 잇몸뼈가 부식되기 시작하는 40대부터 전반적인 구강구조 점검을 시행해 입 속을 보수ㆍ보강하는 장기적 치료 개념을 뜻한다. 단순 치료ㆍ예방 차원이 아니라 구강 상태를 분석해 현재의 치아 문제를 보완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질병 위험을 미리 예방하는 생체모방학적 맞춤형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것이다.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해 새집처럼 만들듯 수십년 사용해온 치아도 전반적 리모델링을 통해 원래의 건강을 되찾고 100세까지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 참조>

미리 손 써야 비용↓ 효과↑

치아 리모델링을 통해 당장 보이지 않는 질병 위험까지 미리 파악하고 보수공사를 하면 치주질환 등의 문제가 생겨도 잇몸이나 치아 뿌리가 건강한 상태에서 치료할 수 있다. 보철치료나 임플란트 등을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치료 과정이 간편하고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치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강동경희대병원 치아리모델링센터를 찾은 환자는 2015년 1032명에서 2018년 1548명으로 50%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의 환자가 2015년 421명에서 2018년 800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강동경희대병원 보철과 이성복 교수는 “40대 이후부터는 노화와 만성 치주염의 시작으로 치아와 구강조직의 부식이 빨라져 충치나 치주질환 등이 생기면 이전보다 피해 범위도 넓고 치료 과정도 복잡하며 회복이나 효과도 떨어진다”며 “이때부터는 고장난 곳을 땜질하는 치료나 단순 스케일링 등으로 20대 같은 구강 건강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 2016년 치아리모델링센터 개소 후 환자 연령별 추이
           강동경희대병원 2016년 치아리모델링센터 개소 후 환자 연령별 추이

취약점ㆍ생활습관ㆍ구강구조 파악해 연령별 리모델링하라

치아 리모델링은 사람마다 다른 구강구조와 생활습관, 그동안 통증이 없어 드러나지 않았던 질병 위험 등을 포괄적으로 파악해 맞춤형으로 이뤄진다.

▶연령별 취약점 개선=45~54세 연령대에선 만성 치주염이 생기지 않도록 집중적으로 치태ㆍ치석을 관리하고, 마모되거나 부서진 치아를 원래대로 돌리는 치료를 한다. 55~64세는 저작 기능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치아가 상실될 확률이 높으므로 잇몸뼈ㆍ치아 등의 상태를 파악해 임플란트ㆍ브릿지 치료ㆍ부분 틀니 등의 치료로 치열의 무너짐을 막고 저작 기능을 회복한다. 75세 이상에선 틀니 등에 따른 잇몸 통증을 개선할 수 있는 임플란트 자석 틀니 등을 시행하고 씹는 힘을 회복시킨다.

▶치아 균열과 조각니 관리=40대 이상부터는 치아에 별 이상이 없어도 이가 시리고 아픈 경우가 있다. 주로 미세하게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진 상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를 악다물거나 딱딱한 음식을 씹는 등의 생활습관이 있는지 확인하고 광투과 검사 등 정밀진단으로 치아 균열 상태를 확인한 뒤 깨진 부위와 깊이에 따라 신경치료ㆍ보철치료 등을 한다. 이후 생활습관 개선법과 치아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알려준다.

▶주치의 보존치료 시행=리모델링을 통해 되돌린 치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주치의가 꾸준히 치태 관리 등 보존치료를 시행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잇몸 치료 후 9년까지 유지치료와 잇몸 관리를 지속하고 있는 환자는 15%에 불과하다. 주치의와 치과 방문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치아 상실률이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람마다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 치아와 잇몸이 닿는 부위 등을 알려주고 올바른 칫솔질을 알려준다.

치아 리모델링은 노화ㆍ치매 예방에도 좋다

치아 리모델링을 하면 고령에도 원활한 저작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뇌세포를 자극시켜 두뇌 노화와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일본 홋카이도대의 저작 능력과 인지장애 관계 조사에 따르면 저작능력이 우수한 경우인지장애가 낮게 나타났다.

뇌졸중ㆍ황반변성 등 전신 질환 예방 효과도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 결과를 보면 치주질환은 뇌졸중 2.8배, 혈관성 치매 1.7배, 심혈관계질환 2.2배, 당뇨병 6배, 류머티즘성 관절염 1.17배, 조산ㆍ저체중아 7.5배,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 1.53배, 황반변성은 1.61배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주질환자는 췌장암 위험이 50∼59%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이성복 교수
                                                                             이성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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