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A양은 거의 1년 동안 설사에 시달렸다. 급기야 복통이 심해지고 피가 묻은 변이 나와 병원을 찾았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더니 중증 궤양성대장염으로 진단돼 치료를 받았다. 

궤양성대장염은 점액이 섞인 혈변과 설사 증상이 반복되고 대변 절박감이나 잔변감ㆍ복통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지속적인 염증은 대장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만성염증성 장질환 중 하나인 크론병은 복통ㆍ설사ㆍ전신 나른함ㆍ항문 통증ㆍ하혈 등이 나타나고 증상이 진행되면 빈혈이 심해지면서 영양실조로 이어질 수 있다. 장염과 증상이 비슷해서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도 크다. 염증성장질환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 아주 드물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 염증성장질환 증가 

최근 국내 궤양성대장염 유병률은 인구 10만명당 69.3명, 크론병 유병률은 36.7명 정도로 추정된다. 20대~30대의 비교적 젊은층에서 자주 발견되는 것이 특징이고,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자주 나타난다.

궤양성대장염의 경우 유전ㆍ환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북미와 북유럽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인종별로는 유태인과 코카시안에서 발생이 많고 동양인은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유럽과 아시아 국가, 다른 개발도상국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궤양성대장염 환자의 1.6~2.0%는 가족력이 있다. 서구에 비해 가족력 비율은 낮지만 환자 가족에서 이 병의 발병 위험도는 일반인에 비해 14.2배로 서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서구화 된 식생활이 궤양성대장염 유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는 서구화된 식생활이 궤양성대장염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는 연구들이 많다. 이런 식습관을 통해 장에 흡수되는 물질이 아시아인의 장 속에 분포하는 미생물들과 조화하지 못해 장을 공격하는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실제로 정제설탕이나 패스트푸드, 마가린 같은 고당질ㆍ고지방 식품을 많이 먹으면 궤양성대장염 발생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이창균 교수<사진>는 “흔히 대장내시경은 50대 이후 대장암 검사로 생각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필요하다”며 “나이나 성별을 떠나 설사나 복통이 4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이 보일 때는 주저 없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희귀질환으로 평생 지속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게되면 대부분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암과 같은 불치병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만성 염증성장질환이란=장내 세균을 포함한 인체 외부의 자극에 대해 몸이 과도한 면역반응을 보이면서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 두 가지 질환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이 크론병보다 더 흔하다.

경희대학교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이창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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