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증후군’은 일 중독에 빠진 직장인들이 많이 겪는다. 기력이 없고 쉽게 짜증을내고 만성적인 두통을 달고 산다면 이 증후군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사진=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어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 11차 국제질병표준분류기준에서 만성적 직장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정의한 ‘번아웃증후군’을 직업 관련 증상의 하나로 분류했다. 

의학적 질병은 아니지만 ‘건강상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로 판단한 만큼 그동안 가볍게 여겨졌던 ‘직장 내 스트레스’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번아웃(burn out)의 사전적 의미는 ▲에너지를 소진하다 ▲다 타다 ▲가열되어 고장이 나다 등 다양하게 정의되어 있다. 

의학적으로 보면 번아웃증후군은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ㆍ정신적 피로감을 느끼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4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5.1%가 번아웃증후군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번아웃증후군은 ▲기력이 없고 쇠약해진 느낌이 든다 ▲쉽게 짜증나고 노여움이 솟는다 ▲만성적인 감기ㆍ요통ㆍ두통과 같은 증상에 시달린다 ▲감정의 소진이 심해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낀다 ▲업무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것 같고 예전과 달리 열정이 사라졌다 ▲잠을 자도 피로가 누적되는 것 같고 더 빨리 더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속이 텅 빈 것 같고 일과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든다는 증상을 느끼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현철 교수는 “번아웃증후군은 시간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증상”이지만 “말 못하고 혼자 끙끙 앓다가 힘에 겨워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여유를 갖고 편안한 대화와 운동ㆍ여가활동 등을 통한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극복에 도움이 된다"고 했다.

윤 교수는 "증상 수준이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이거나 장기간 지속될 경우 전문가를 찾아 상담ㆍ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조언 한다.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도 우리사회는 ‘정신건강의학’에 대한 인식이 좋지 못하다. 기분장애나 가벼운 정신 질환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앓고 있는 증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이라는 단어가 내포하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을 지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보다 여유를 갖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의 아픔도 너의 아픔도 아우를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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