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ㆍ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이 위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15년간 장기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사진) 교수, 권영재 전문의 연구팀이 15년간 국내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남녀별 양상을 연구한 결과이다.

여성 발병률은 유의미하게 감소한 반면 남성의 경우 제자리를 맴돈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헬리코박터 감염’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된 이번 연구 결과는 위암 발병에 음주와 흡연, 식이 등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해 주목을 끈다.

현재 국내 유병률 1위를 차지하는 질환은 단연 위암이다. 위암은 늦게 발견했을 경우 예후가 나쁘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비교적 쉽게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과 조기진단이 특히 중요하다. 

음주와 흡연, 고염식, 위암 가족력, 헬리코박터 감염,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이 위암의 위험인자다. 특히 위의 점막이 만성 염증으로 얇아진 상태인 위축성 위염과 위 점막이 장 점막의 형태로 바뀌는 장상피화생은 위암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 꼽혀 주의를 요한다.

다행스럽게도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은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통해 호전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위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03~2018년에 걸쳐 2002명을 대상으로 2003~2007년, 2008~2012년, 2013~2018년 3기간으로 나누어 조직검사를 통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 성별, 위암 가족력, 음주, 흡연, 식습관, 사회경제적 상태 등에 대해 분석했다.

연구결과 해당 기간 동안 전체 헬리코박터 감염율은 49.2%, 40.2%, 36%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런데 여성에서는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유병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반면, 남성에서는 연도별로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남녀별 유병률의 차이는 흡연ㆍ음주ㆍ식습관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위암 위험인자에 있어 헬리코박터 감염 외에도 생활 습관 또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2017년 기준 흡연율은 남성 38.1%, 여성 6.0%였다. 음주율(월간 폭음률)은 남성 52.7%, 여성 25.0%로 나타났다. 또한 국내외 문헌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야채ㆍ과일 등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또한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위험인자에 대한 다변량 분석 결과, 나이가 많고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어 있을수록 위축성 위염과 장상피화생의 위험이 높았다. 위 전정부의 경우에는 흡연자에서 특히 장상피화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는 “최근 보건 정책은 위암을 조기 진단ㆍ치료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통해 위암을 예방하는 적극적인 정책으로 선회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특히 금연ㆍ절주 그리고 식습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헬리코박터(Helicobacter)’ 최근 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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