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 짠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죠”

신입사원 최모씨(27)는 ‘단짠단짠’ 음식을 즐긴다. 퇴근 후에는 떡볶이ㆍ닭발과 같이 맵고 짠 음식을 찾게 된다. 또 짠 음식을 먹은 뒤 달달한 디저트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런 최씨가 최근 극심한 변비로 고통받고 있다. 화장실에서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나오는 법이 없다.

최씨처럼 원인을 알 수 없는 변비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유행처럼 번진 ‘단짠단짠’ 위주의 식습관 때문일 수 있다.

특히 밀가루에 포함된 글루텐 성분은 수분을 빨아들여 소화장애와 변비를 유발한다. 이뿐 아니라 초콜릿ㆍ과자ㆍ설탕 등과 같이 ‘단순 당’ 섭취는 변비에 최대의 적이다. 짠 음식은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해 몸속 수분을 감소시켜 변비를 유발한다.

단짠음식을 좋아하면 변비에 걸리기 쉽다. 특히 짠 음식은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해 수분을 감소시켜 변비를 유발 할 수 있다.[사진=고려대안암병원]

매일 규칙적으로 변을 보는 사람도 변비 환자일 가능성이 있다. 배변의 횟수보다 ‘어떤 대변을 보느냐’가 더 중요하다.

2016년 발표된 '로마 진단기준 IV'에 따르면 ▲배변할 때 무리한 힘이 필요한 경우 ▲대변이 과도하게 딱딱하게 굳은 경우 ▲불완전 배변감이 있는 경우 ▲항문직장의 폐쇄감이 있는 경우 ▲배변을 유도하기 위해 대변을 파내거나 회음부를 눌러야 하는 등 손동작이 필요한 경우 ▲일주일 3번 미만의 배변 횟수일 경우 등 6개의 기준 가운데 2개 이상에 해당할 때 변비로 진단한다.

자신이 변비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선 자신의 대변 횟수와 용변을 본 후 대변의 모양을 꼭 확인해야 한다. 소량의 토끼 똥을 싸거나 굵고 딱딱한 대변을 본다면 변비로 의심해볼 수 있다. 황금색 바나나처럼 생긴 변을 봐야 드디어 변비 탈출이다.

쾌변을 유도하는 4가지 팁

변비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병원에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10명 중 9명은 생활습관이 잘못되어 변비가 발생한다. 이는 식습관에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1) 3대 영양소 비율을 맞춰라

무조건적인 저탄수화물 식이요법도 좋지 않다. 탄수화물 섭취량이 갑자기 100g 이하로 줄면 지방을 분해할 때 ‘케톤’이라는 대사성 물질이 생겨나고 소변량이 증가하게 된다. 체내 수분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딱딱한 변이 만들어져 변비가 악화될 수 있다. 탄수화물을 줄이더라도 탄수화물ㆍ단백질ㆍ지방의 3대 영양소 비율을 5:2:3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2. 미역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먹기

섬유질은 자기 무게의 40배나 되는 수분을 흡수해 변의 양을 늘려주고 부드럽게 만들어 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도 줄여준다.

미역ㆍ다시마ㆍ톳ㆍ김ㆍ매생이 등 해조류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음식이다. 다시마와 미역의 겉 부분 미끌미끌한 성분은 ‘알긴산’으로 윤활제 역할을 해 원활한 배변을 도와주며 체내 당 흡수를 지연시켜 준다. 과일과 야채는 식이섬유는 물론 수분이 풍부해 대변을 부드럽게 만든다.

배추ㆍ시금치ㆍ무ㆍ옥수수 등 채소류가 특히 섬유질이 풍부하다. 과일 중에서는 키위ㆍ배ㆍ포도ㆍ오렌지ㆍ사과 등이 좋다.

3. 아침에 물 한 컵은 장 운동에 도움

아침에 일어나면 시원한 물을 한 컵 마시면 좋다. 공복에 차가운 물은 우리 몸을 깨우고 장 운동에 도움을 준다. 식사를 할 때는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 후에 차가운 물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설사가 생길 수 있고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은 항문과 항문 점막을 손상시켜 추가적인 항문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4. 술 마시면 변 잘 본다고?… 채핵 유발 

술은 대장의 연동운동을 방해하고 변을 단단하게 만들며 모양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배변 시 항문 근처의 혈관 뭉치가 밀려 나와 치핵을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변비에 좋지 않은 기름진 음식을 먹더라도 식이섬유를 함께 섭취하면 변비에 걸릴 확률이 적다. 다만 식이섬유 섭취를 갑자기 많이 하게 되면 복부 팽만과 가스ㆍ복통ㆍ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점진적으로 양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고려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조경환 가정의학과 교수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