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대에는 암이 별거 아니죠" 

이 말 한마디가 암 생존자 59.6%가 가장 불편하다고 답했다.  

이 같은 사실은 대한암협회(회장 노동영)가 9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진행한 '암 생존자의 사회 복귀 지원을 위한 실태 조사' 결과에서 나타났다.

이 조사는 2019년 4~5월 동안 사회 복귀를 준비하거나 치료와 업무를 병행 중인 암 생존자로 서울대학교ㆍ연세대학교ㆍ고려대학교ㆍ서울아산ㆍ순천향대학교병원 등 855명 환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것이다. 

암 생존자의 심정을 상하게 하는 불편한 말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난다. 20-30대의 젊은 암 생존자일수록 “암도 걸렸는데 술ㆍ담배 끊어야지”라며 건강하지 않은 생활 습관에 대해 간섭 받는 것을 불편하게 받아들였다. 

40대는 “다 괜찮아질 거에요”라며 무조건적 긍정의 말이 도리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암 생존자 4명 중 1명(26.4%)은 암 투병 경험 사실을 일터에 알리지 않을 예정이거나 알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런 이유로는 ‘편견을 우려’(63.7%)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69.5%은 일터 내 암 생존자에 대한 차별이 있다고 응답했고 차별 내용으로는 '중요 업무 참여, 능력 발휘 기회 상실'(60.9%)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그래픽 참조>

반면에 암 생존자들에게 가장 격려가 되는 말은 나이 불문하고 일터에서의 존재감 자체를 인정해주는 말이다.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에요” 말이 1위(62.2%)다.

20-40대는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해”라고 동료가 지원해주겠다는 의지를 표현해주는 말을 선호했다. 50-60대로 나이가 들수록 “암을 극복해낼 수 있어 또는 암 극복을 축하해”와 같이 격려와 축하의 말에 힘을 얻는다고 답해 암 생존자의 연령대에 따라 필요로 하는 격려와 위로의 말이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의 암 생존자 지원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암 생존자들은 생애주기적 특성과 종사 직종에 따른 차별적 어려움을 고려해 효과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제도 개선안을 순차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제 활동과 가정을 시작하는 시기인 20~30대는 ‘교육 등 직업 복귀 준비 프로그램’(55.8%)과 ‘진로상담’(52.3%)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 ‘육아ㆍ가사 등 도우미 지원’(38.4%)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다른 연령 대비 두드러졌다.<그래픽 참조>

또 40대는 ‘치료 기간 동안 고용 보장’(75.8%)과 ‘산정특례 기간 연장,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78.5%)에 대한 응답률이 다른 연령보다 높았다.

50대는 우울과 무기력감이 많아져 ‘운동ㆍ심리치료 등 재활프로그램’(53.2%) 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의 순위가 전체 응답과 비교했을 때 높았다.

60대는 ‘일터와 병원 간의 먼 거리’(49.4%)가 암 치료와 업무 병행 시 가장 부담이 된다고 응답했다. 또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1차 의료기관의 제도 강화’(65.1%)가 생활에 가장 필요한 제도라고 응답해 상관관계를 보였다.

암 생존자 조사 대상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직업복귀 프로그램(52.9%) ▲유연근무제(64.1%) ▲암 치료 기간 고용 보장(71.9%) ▲산정특례기간 연장,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74%)에 대한 응답률이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대한암협회 조비룡 이사는 “암 생존자에 대한 입장을 이해하고 격려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지자체 또는 기업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며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야’ 등 여전히 필요한 존재이자 의미 있는 역할을 해주고 있음을 진심을 담아 격려해주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암 생존자인 동료를 대하는 자세에 대해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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