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에 대한 검진이 크게 늘고 있다. 40대부터 뚜렷이 증가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약 5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대형병원들이 고가의 초음파 진단기를 경쟁적으로 도입한 결과와 함께 소위 국민을 상대로 한 '불안 마케팅'이라는 여론도 높다.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갑상선암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여론을 뒷받침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김용익)이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하여 2013~2017년간‘갑상선암(C73)’환자를 분석한 결과 진료인원은 5년간 21.7%(연평균 5.0%) 증가했다고 17일 발표했다. 특히 40대 이상 진료인원이 전체 진료인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7년 건강보험‘갑상선암’ 진료인원은 34만1555명이며 여성이 28만 명으로 남성(6만 명)보다 4.7배나 많았다. 2013년~2017년 5년 동안 건강보험 가입자 중 ‘갑상선암’으로 병원 진료인원은 연평균 5.0%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 참조>

남성 검진자 증가율 여성 앞질러

남성 진료인원이 크게 늘어 난 것도 특이하다. 5년간 전체 진료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약 5배 많았지만 증가율은 남성이 31.1%(연평균 7.0%) 로 여성 19.8%(연평균 4.6%)보다 크게 늘었다. 

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임치영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2014년부터 언론에서 갑상선암의 과잉진단에 대해 보도한 이후 초기 갑상선암 환자들이 수술보다는 짧은 주기의 추적검사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여성이 갑상선암이 많은 이유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갑상선에서도 나타나 이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임 교수는 “남성 갑상선암이 좀 더 공격적인 성향을 띠고 주변 임파선으로 좀 더 전이가 많이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건강검진 때 갑상선 초음파를 추가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진료자 늘지만 수술 환자는 줄어 '과잉 진료' 목소리  

연령대별 증감률을 비교해보면 40대 이상부터 11.3%로 많이 늘고 특히 60대와 70대 이상은 53.1%, 56.5%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30대 0.1%, 20대 5.4%로 낮은 증가률을 보였다. 

2017년 10만 명당 진료인원은 60대 환자(1292명, 전체 670명 대비 1.9배)가 가장 많았고 50대(1279명), 40대(970명) 순으로 나타났다.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70대 이상 7.2%로 가장 높았고, 60대 4.7%, 40대도 3.1%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함께 갑상선암 입원 환자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총 진료비는 2013년 2785억 원에서 2017년 2590억 원으로 194억 원으로 5년간 7.0% 감소했고 1인당 진료비도 5년간 평균 6.5% 감소했지만 입원 진료비가 최근 5년간 연 평균 연평균 10.8%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그래픽 참조>

갑상선암 진료인원 중 수술하는 사람은 감소세다. 수술까지 이어지는 환자는 연평균 13.2%로 줄어들고 있다. 즉 검진은 많지만 실제로 암으로 확인 되는 경우는 적은 것이다. 수술인원은 2013년 4만151명에서 2017년 2만2796명으로 43.2% 감소했다.<그래픽 참조>

사망률 10명당 0.5~0.7명, 미국선 조기진단 권고 D등급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지만 초기라도 성대신경 근처에 종양이 위치할 경우 목소리 변화나 사래 걸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암이 진행되면 전경부에 돌출된 종물이 만져지고 기도나 식도를 압박하여 호흡곤란, 연하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갑상선암 원인은 현재까지 목 주변에 방사선 치료를 받거나 방사능 피폭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의들은 방사능 피폭 등 유전자 이상으로 추측하고 있다. 

갑상선암 치료방법은 수술이다. 하지만 0.5cm 미만이면서 피막을 침범하지 않았고 림프전 전이가 없으면서 가족력이 없는 여성환자인 경우에는 급하게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이처럼 조기 진단하고 수술률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상선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0.5~0.7 명으로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은 1996년 갑상선암에 대해 조기진단 권고 ‘D’ 등급의 낮은 판정을 내렸고 우리나라 국가 암 정보 센터도 ‘증상이 없는 갑상선암’의 검진(촉진ㆍ초음파)은 권장하지 않고 불안 할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여 결정할 수 있다고 비교적 '온건한 검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대형병원은 대부분 갑상선암 초음파 검진을 시행하고 있어 의료비 낭비를 부른다는 목소리가 높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