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딸을 둔 A씨는 어느 날 딸의 가슴 발달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빠른 사춘기 발달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딸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고 검사 결과 '성조숙증'을 진단받았다. 

또 소아비만까지 있어 성인이 되어 키가 작아질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설명을 들었다.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고 알고 있던 A씨는 깜짝 놀랐다. 

일반적으로 여자는 만 10~11세에 가슴이 발달하고 남자는 만 11~12세에 고환 크기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춘기 발달이 여아는 8세 이전, 남아 9세 이전에 관찰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된다. 

성조숙증이 나타난 아이는 조기에 성호르몬에 노출된 성장판이 빨리 자라고 빨리 닫히게 된다. 그래서 성조숙증을 겪는 아이들은 처음에는 또래보다 신체성장이 빠른 것 같지만, 키 크는 기간이 줄어들어 최종적으로 성인키는 작을 확률이 높다.

몸 안에 지방조직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질환인 비만도 성장을 촉진하는 인슐린 등의 호르몬 분비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비만한 아이들 또한 빨리 성장하는 것처럼 보여도 성장판이 빨리 닫히게 된다. 

소아의 경우 표준성장도표를 이용해 BMI 85~95는 과체중, BMI 9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성조숙증과 비만은 비슷한 양상으로 '빠른 성장과 성장의 조기 종료'라는 과정을 촉진시킨다. 비만한 아이가 성조숙증까지 있다면 예상되는 최종 키는 더욱 작아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한다. 

성조숙증 치료받으면 평균 3~5cm 키 커져 

사춘기는 유소아기에 억제돼 있던 시상하부-뇌하수체-성선 축의 재활성화로 발생한다. 성조숙증은 사춘기 시작과 연관된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황체형성호르몬ㆍ난포자극호르몬이 이른 나이에 분비되면서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생식기관인 성선을 자극해 성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일어나게 된다.

성조숙증은 적절한 약물치료를 하면 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성인이 됐을 때 키 작음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그동안 연구를 종합해보면 성조숙증 치료를 받았을 경우 평균적으로 3~5cm 가량 더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조숙증은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효과가 떨어져 바로 치료를 시작하고 적절한 기간 동안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으로 성인키의 손실이 예상되거나 초경이 지나치게 빨라지는 경우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뇌종양 등 원인일 수도…남아는 반드시 MRI 검사

성조숙증의 몇 몇 경우는 심각한 질환으로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된 것일 수 있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너무 어린 나이인 만 5~6세 이전에 진단된 경우, 뇌에 있는 종양이나 낭종에 따른 것일 수 있다. 또한 결절성경화증이나 신경섬유종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면 MRI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남아가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MRI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은 저신장이라는 문제 외에도 초경이 빨라짐에 따라 여성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 증가로 성인이 된 후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을 높일 수 있다.

성조숙증 5년간 43% 증가…비만 관리도 중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아동은 2014년 7만2000명에서 2018년 10만3000명으로 5년간 43% 증가했다. 성조숙증의 증가 원인으로는 서구화된 식습관, 소아비만의 증가 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비만은 성조숙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저신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 특히 소아 비만은 어른이 될 때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고혈압, 당뇨, 심장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에 취약해지기 때문에 소아 시기부터 영양교육을 통한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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