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제약ㆍ바이오 부문 주가는 작년부터 버블이 꺼지면서 '참사'에 가까운 폭락을 하고 있다.

인보사 사태에 이어 연이은 임상 관련 악재가 터져 업계의 전반적인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면서 부정적 이슈와 관련이 없는 기업들까지 후폭풍 속에 떨고 있다.

특히 지난달 27일 에이치엘비는 위암 치료 신약 ‘리보세라닙’ 임상 3상 결과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하강곡선 각도를 더 꺾어놨다.

코스닥 시장의 84개 제약ㆍ바이오 종목으로 구성된 제약업종 지수가 6월 24~28일 동안 5.66% 하락해 시가총액은 30조220억원에서 28조3260억원으로 1조6960억원이 날아갔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닥 전체 시총 감소액(10조5860억원)의 16.02%에 달하는 규모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주가 하락으로 코스닥 전체 시장을 휘청이게 만들고 있다.  

수렁에 빠진 제약ㆍ바이오업 제약에 올 하반기에는 빛이 보일까? 한국투자증권 진홍국(사진) 제약부문 수석연구원과 함께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변수들을 짚어봤다.

Q: 상반기에는 인보사 사태나 일부 제약사의 임상 실패 등 악재가 많아 제약ㆍ바이오부문 주가가 곤두박질쳤는데 하반기에는 반등 요소가 보이나?

A: 올 하반기는 메지온,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의 임상 3상 중간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이들의 결과에 따라 다시 한번 바이오 투자심리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지온은 단심실증을 갖는 소아를 위한 '폰탄수술환자 심근능력 향상에 대한 방법'의 미국 특허를 지난해 11월 취득했고 2일에는 미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현재 진행 중인 유데나필 관련 임상시험 연장 승인을 받았다. 신라젠은 간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중국 내 19개 병원에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7월 안에 2개 병원에서 추가로 임상을 진행해 총 21개 병원에서 임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헬릭스미스도 자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VM202'의 중국 임상이 3일부터 개시된다. 이 회사들의 임상 결과에 따라 반등의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

Q: 제약은 특성상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특히 미국)에서 신약이 발매된다거나 대규모 인수ㆍ합병(M&A) 등 새로운 요인이 생길 때마다 우리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주가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어떤 분야를 살펴서 투자해야 하나?

A: 외국 빅파마들의 M&A가 때론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에는 영업력과 연구개발(R&D) 능력이 겸비된 회사가 가장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유한양행의 경우 영업력이 강하며 사업부문이 다각화돼 있어 안정적이고 R&D 능력도 우수하다. 또 최근에는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에 대한 1조가 넘는 기술수출을 이뤘다. 이처럼 R&D 투자 비중이 크고 기본기가 탄탄한 회사가 올 하반기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이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법적 공방 마무리, 임상 3상 업체들의 성공 등과 함께 외국업체들의 기술 도입도 하반기 호재로 보고 있다.

Q: 정부가 지난 5월 제약ㆍ바이오를 육성하기 위해 연 4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는데 주식 시장은 냉담했다. 왜 그런가?

A: 정부가 제약ㆍ바이오를 육성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쪽에선 분식회계에 대한 조사나 R&D 비용의 자산화에 대한 감리 등 제약ㆍ바이오 육성 정책과는 따로 놀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ㆍ바이오는 결정적으로 단기적으로 '육성'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연구하며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줘야 하는데 정부에서 그러한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시장에서 반응이 싸늘한 것이다.

Q: 정부에서 건보급여 확대를 통해 국민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면 제약회사들에도 혜택이 돌아가지 않나? 

A: 건강보험이 확대되면 나라가 의료가격을 컨트롤하게 되고 그러면 가격이 빠진다. 또 건보급여 확대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말하기는 힘든 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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