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내내 의약업계가 리베이트(제약회사가 의약사,병의원에게 자기회사 제품을 써 주는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로 몸살을 앓더니 연말 지방 대학교수들이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아챙긴 혐의로 검찰에 적발되면서 기축년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지방 의료계의 리베이트 사건은 사실 의약계에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우리의약계에서 ‘달콤한’ 리베이트의 환부는 너무 넓고 깊게 곪아있다.

올해내내 의약계가 나서 리베이트 자정노력을 펼치고,형사처벌 등 제도적인 장치까지 마련했는데도 이런 원시적인 리베이트사건이 재발돼 허탈하기 짝이없다.

하지만 리베이트를 근절하려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이는 투명한 사회, 선진국으로 가기위한 불가피한 것이다.

올해가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의약계,정부가 나서 씨를 뿌린 원년이었다면 새해는 리베이트 근절을 정착시키기위해 행동에 나서야할 ‘역사적인 해’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리베이트를 주고 받는 사람을 모두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마련했고,다국적사들의 해외제품설명회도 허용하지 않는 등 공정한 룰을 마련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이런 과정에 제약계건,의약계건 모두 고통이 따를 것은 두말할 필요없다. 의료선진국으로 가기위한 고통으로 인식하고 감내해야 한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누차지적했듯 리베이트를 어떻게든 뿌리뽑아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리베이트는 국민인 소비자가 낸 건강보험 재정을 좀 먹는 반사회적 악습이라는 점에서,국민건강을 지킨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지난2008년 건강보험약값은 10조3000억원. 이중 약값의 20%에 해당하는 2조여원이 리베이트로 추정되고 있다. 의약사가 리베이트를 받으니 약을 과잉으로 처방하고,이는 곧 건강보험 재정을 갉아먹는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의료소비자들의 재정 부담을 높이고, 건강마저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온갖 비리와 악습을 잉태하고 있는 이런 리베이트 구조를 관행이라는 그동안 이유로 방치해왔다. 그 결과 건강보험 재정은 의약사,병의원의 주머니 씸짓돈처럼 인식돼온 것이다. 이는 그동안 소비자인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는 얘기다.

새해에는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과감히 끊고,이를 정착시켜야 한다. 리베이트가 없어지면 기업은 이 돈으로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고,리베이트가 아닌 실력으로 승부하면 그 혜택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그야말로 의약계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제약사는 리베이트에 의지한채 연구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는지,의약사는 리베이트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는지 반문하고 성찰해야 한다.

새해에는 제약회사는 약효와 약값으로 승부하고,의약사는 양심에 따른 의료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올바른 의료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의료의 최종소비자인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새해에는 이런 깨끗한 의료풍토를 조성하는데 병의원,의약사,제약회사가 모두 노력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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