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우대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한국도 똑같이 맞대응을 하기로 함에 따라 국내 제약ㆍ바이오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과의 의약품의 수출ㆍ입이 까다롭게 되면 교역량이 훨씬 줄어들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주 말 제약ㆍ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본의 수출 규제에 관한 설명회를 갖는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ㆍ일 양국이 서로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된다면 현재 7일 밖에 걸리지 않는 수출ㆍ입 절차가 90일 이상으로 늘어나 교역량 축소는 불가피하게 될 전망이다. 서로 수입 상대 국가를 전환하거나 다른 나라에서 원료를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국가에 대해선 전략물자외 비전략물자에 대해서도 수출 시 상황에 따라 ‘케치올 통제’를 받을 수 있도록 돼있다. 케치올 통제란 수출 규제 품목이 아니더라도 일본 당국이 임의로 전략무기 개발에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수출을 규제토록 돼있는 제도다. 말하자면 일본 정부가 맘먹기 따라 모든 품목에 대해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당국이 각종 의약품 원료 가운데 전략물자 통제 대상 품목으로 정하고 있는 의약품 원료는 보툴리눔 독소ㆍ탄저균 등 박테리아 22종과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비롯해 100여종이 훨씬 넘는다.

이러한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CMO(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량이 많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도 의약품 원료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CMO 사업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원료나 부품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일본산 원료나 부품 부족 시 장기간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원료 또는 부품 확보를 위한 민간업체와 정부 당국의 해외정보 교류 등 협조가 절실한 실정이다. 업계도 민간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의 제약ㆍ바이오업계의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모처럼 살아나기 시작한 국내 제약ㆍ바이오 업계의 활로가 위축되지 않도록 식약처와 관련 업계가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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