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 사회적 논의 과정 거쳐야
수술실 CCTV 설치, 사회적 논의 과정 거쳐야
  • 편집국
  • 승인 2019.08.1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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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입법조사처가 그동안 논란을 빚어왔던 병ㆍ의원의 수술실 내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의무화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지난주 말 국회에 제시했다고 한다. 성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해선 면허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함께 제출됐다.\

성범죄 의료인에 대해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정부ㆍ여당은 물론 의료계 일각에서도 반대가 심하지 않아 쉽게 법 개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련 의료인의 의사면허를 성범죄 정도에 따라 면허를 일시 정지할 것인지, 아니면 아예 면허를 취소할 것인지 구분하는 정도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수술실내 CCTV 설치를 강제화할 것인지는 의료인과 환자 간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때문에 해결책이 그리 쉽게 보이지 않는다.

처음 이 문제가 공론화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6년 성형수술을 받던 한 여성환자가 사망하면서 비롯됐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윤곽수술을 받던 K씨가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이다. K씨의 유족들이 해당 성형외과의 CCTV를 가까스로 확인한 결과 수술 담당 의사가 어려명의 환자를 동시에 수술하고 있었다고 했다. 또 K씨를 지혈이 안된 상태에서 간호조무사에게 장시간 방치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부산의 한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업체 영업사원이 의사 대신 대리수술하다 환자를 뇌사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에도 분당의 한 병원에서 제왕수술 중 의사가 신생아를 바닥에 떨어뜨린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같이 수술실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환자단체에서 수술실 내 사고 예방을 위해 CCTV 설치를 강제 규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이 제기된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병ㆍ의원의 수술실 내 CCTV설치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도 이러한 의료소비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술실 내 CCTV가 의료인의 행위에 대한 감시용으로 사용될 경우 의료인의 시술 행위가 위축돼 소극적ㆍ방어적 수술에 그쳐 오히려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의사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은 물론 의료인과 환자간 신뢰 관계를 해칠 가능성도 있어 수술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고 환자의 사생활이 노출될 우려도 있다.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대리수술, 무면허 의료행위등 부정의료를 적발하는 데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이러한 부작용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수술실 내 CCTV 설치는 의료계와 환자단체, 여성단체, 관련 부처 등 전문가들과 이해 당사자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문제점을 도출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 다음 법안을 만들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그것이 행정 절차에도 맞는 일이다. 현재 수술실 내 CCTV 설치법은 국회의원의 발의로 국회내 논의를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를 두고 방관만 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련 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절충점을 찾는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CCTV 설치 시 이를 전공의들의 교육용 또는 의료사고 시 필요한 증거 자료용으로 용도를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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