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처음으로 엘러간 인공유방(거친표면 유방보형물ㆍ사진) 재건수술을 받은 환자가 희귀암 일종인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발병이 보고돼 재건수술을 한 5700여명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와 대한성형외과학회(이사장 김광석)는 16일 국내에서 유방보형물을 이식한 환자에게 'BIA-ALCL'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약 7~8년 전 유방보형물을 삽입하는 확대술을 받았는데, 최근 한 쪽 가슴이 심하게 부어 지난 6일 성형외과에 내원했고, 8~12일 다학제 진료를 거쳐 13일 BIA-ALCL이 확진됐다.

이후 이런 사실이 14일 대한성형외과학회와 식약처에 보고된 후 식약처는 15일 전문가 등 관계자 회의를 열어 제품 회수 중인 미국 엘러간의 '거친표면 유방보형물'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BIA-ALCL 발생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BIA-ALCL은 면역체계와 연관된 희귀암의 한 종류로 유방암과는 별개 질환이다. 의심 증상으론 장액종으로 가슴이 붓는 등 크기 변화, 피막에 발생한 덩어리, 피부 발진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액종은 조직액이 특정 장소에 고여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갑작스러운 유방 모양의 변화나 덩어리, 피부 발진 등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때엔 반드시 전문 의료기관을 방문할 것을 권장했다.

다만 이 학회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도 BIA-ALCL 발생 위험이 낮고, 제거 수술 관련 마취, 수술 후 혈종, 염증, 감염 등 위험성을 고려할 때 증상이 없는 환자가 예방적으로 보형물을 제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수입ㆍ제조업체와 함께 부작용 발생에 따른 치료비 보상 등 대책을 수립 중이고, 유방보형물 부작용 조사 등 환자 등록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학회와 식약처는 유방보형물 관련 환자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신속한 보고 및 진료(상담)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현재 자진 회수 중인 엘러간의 이 유방보형물은 2007년 허가 이후 11만개 가량이 수입됐고, 최근 3년간 약 2만9000개가 유통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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