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제1저자' 의학 논문, 의사들의 치욕이다
고교생 '제1저자' 의학 논문, 의사들의 치욕이다
  • 편집국
  • 승인 2019.08.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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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가 지난 주말부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민씨(28)의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입학 전과정에 걸쳐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조씨가 고교생 신분으로 병리학 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도 교수 10명으로 구성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경위 등 연구 참여 전 과정에 대해 조사를 본격 시작했다.

부산대와 단국대가 조씨의 의전원 입학과정과 병리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경위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이들 두 대학 외에도 조씨의 입학을 받아들인 고대와 서울대에선 이의 진상을 규명하라는 학생들의 시위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조씨 문제는 현재 야당의 고발로 검찰수사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부산대와 단국대를 비롯한 해당 대학들은 조 씨에 대한 의혹조사에 한치도 소홀함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다.

조씨의 의학논문 제1저자 등재와 부산대 의전원 입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의혹 투성이다. 2년여 해외 유학 후 한영외고 국외자 특례입학과정은 그렇다 치자. 고교 1학년 재학 시인 2016년 7월부터 2주간의 단국대 의학연구소 인턴 근무 과정, 다른 연구원들이 2016년 6월말에 연구를 끝낸 병리학 논문에 2017년 12월 1년 5개월 이상 늦게 제1저자 등재, 고교 2년생의 신분으로 의학연구원 소속과 ‘박사’로 신분세탁등 정상적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과정의 연속이다.

특히 조씨가 전문의학용어를 습득하기에도 짧은 2주간의 인턴 과정으로 ‘박사’신분이 돼 수년동안의 전공자들도 어렵다는 분야의 의학 학술 논문의 제1저자가 됐다는 사실은 수많은 의학자와 의사, 의학도들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수치이자 치욕이다. 전문 분야 논문의 제1저자가 되는 것은 관련 연구원들에게도 그리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또 이 논문을 발판으로 해 고대와 서울대 환경대학원 등에 입학한 것은 과정이야 어찌됐든 정당한 실력으로 입학한 다른 학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고 있다. 이들 두 대학을 거쳐 부산대 의전원 입학 후 평균 1.13학점으로 두 번이나 낙제를 하고서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과정도 수수께끼다. 조 씨를 재학 중 낙제시킨 교수가 보직에서 쫓겨나는가 하면 낙제한 조씨에게 장학금을 준 교수는 좋다는 자리로 영전한 사실에는 입이 다물려지지 않는다.

고교생 신분으로 전문 의학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려주거나 낙제생에게 장학금을 줬다면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이를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하늘을 보고 크게 웃는 것)’할 일이다. 또 이러한 배경에 이해 당사자 간에 검은 뒷거래가 없이 가능했겠느냐는 극히 상식적인 의혹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모습이 모든 국내 의과대학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씨와 같은 사례가 또 없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봐야 한다. 고교생 간에 대학과 의전원에 진학하기 위한 스펙쌓기 경쟁이 벌어진 것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전한 의학 풍토를 위해서도 이번 조씨의 제1저자 등재 및 의전원 입학과 관련해 부정행위를 한 관련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철저히 가려내 전원 법이 허용한 최고의 형사처벌로 다스려야 한다. 검찰수사로도 미진할 경우 특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를 정의롭게’ 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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