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가 오는 5일 회의를 열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딸 조민씨(28)가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에 대해 직권 취소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직권 취소될 경우 이를 이용한 조씨의 고려대ㆍ서울대대학원ㆍ부산대의전원 입학이 경우에 따라 전면 무효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국내 의학계의 비윤리성과 치부를 드러내 치명적 상처를 입는 것은 물론 이 논문을 심사해 학회지에 실은 병리학회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교육부도 전면적인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을 검토해야 한다. 현행 대입제도에선 대학 입학방법이 4000여가지나 돼 그만큼 부정 입학의 길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논문의 지도교수인 단국대 장영표 교수와 병리학회를 상대로 열려고 했던 ‘논문 자진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일단 취소했다. 병리학회의 자율성을 지켜주기 위해서라고 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이와 관련해 “이번 논문 건은 장 교수가 이미 언론에 잘못을 인정했기 때문에 병리학회도 ‘논문 취소’ 이외의 결정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병리학회의 해당 논문에 대한 직권취소 여부는 이 병리학 논문이 고교생이 제1저자로 등재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선 전 의료계가 부정적이다.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의 제목은 ‘출산 전ㆍ후 허혈성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양성’이다. 지난 2008년 12월 병리학회에 제출돼 다음해인 2009년 3월 학회지에 실렸다.

이 논문을 작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신생아의 혈액이다. 그런데 신생아의 혈액 채취는 의사자격증 소지자만이 접근이 가능한데 고교생의 신분으로 어떻게 이것이 가능한가에 우선 관심이 쏠리고 있다. 2주간의 연구원 인턴 과정으로 논문 작성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조 법무부장관 후보자는 최근 자신을 지지하는 한 네티즌이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을 자신의 페북에 링크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 이 글의 내용을 보면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은 고교생도 2주만에 쓸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며 그 논문이 실린 병리학회의 학술지도 권위가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네티즌은 이어 “통계프로그램을 돌려 두 군(群) 사이의 통계적 차이를 보인 결과를 열거한 게 실질적 논문 내용의 전부”라며 “일반 수준의 고교생이라면 반나절 정도만 자세히 설명을 들어도 이해할 수 있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 후보자가 이러한 내용의 네티즌 글을 자신의 페북에 링크한 것은 이 네티즌과 같은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병리학회는 이번 조씨의 논문 취소 여부 심사에서 이에 대한 견해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이는 병리학회와 병리학자, 의료계의 명예가 달려 있는 문제다. 또 이번 조씨의 논문이 모든 의학회가 논문을 학회지 게재할 때보다 엄격한 심사와 잣대를 적용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이밖에도 조씨는 서울대대학원에서 한 과목 수업만 듣고 1년 전액장학금을 받았고, 의전원에선 두 차례 유급을 하고서도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았다. 보통의 학생으로선 상상도 하지 못할 초특급 대우다. 해당 학교에서도 ‘절차에 잘못이 없다’는 말만 할 것이 아니라 어떤 잘못이 있었는지에 대한 내실있는 조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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