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사람뿐만 아니라 심뇌혈관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도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정상우 임상강사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해 40세 이상의 건강검진 수검자 44만 1798명(평균 연령 59.5세)을 약 5.9년 간 추적 관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 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에 발표됐다. 연구 대상자의 30%에 해당하는 13만 명은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았거나 가지고 있었고, 나머지 70%인 31만 명은 건강했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에서 신체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주목할 점은 그 효과가 심뇌혈관질환 환자에게서 더 크다는 사실이었다.

연구팀은 신체활동량의 단위로 'MET(신진대사 해당치, Metabolic Equivalent Task)'을 사용했다.

MET은 우리가 쉬고 있을 때 사용하는 에너지나 몸에서 필요로 하는 산소의 양을 의미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1 MET은 체중 1kg이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의 양 3.5ml로 정의하는데, 2 MET은 시속 2km의 속도로 천천히 걷는 정도로 1 MET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의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하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시간, 분을 곱하면 MET-분(minute)이 된다.

이를 통해 분석한 결과, 신체활동량이 주당 500 MET-분만큼 증가하면 심뇌혈관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사망위험이 7%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면,심뇌혈관질환 환자의 사망위험은 14% 감소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한 사람은 주당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에서 건강에 미치는 효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신체활동량을 그 이상으로 높였다고 하더라도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심뇌혈관질환 환자들의 경우 신체활동을 통한 최대 효과가 주당 500 MET-분 정도인 것은 비슷했지만, 신체활동량이 그 이상으로 증가하면 사망률 감소에 추가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심뇌혈관질환이 없지만 신체활동량이 적은 사람보다는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신체활동량이 많은 사람이 최종적인 사망위험은 더 낮다는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또 한 가지 경종을 울리는 것은 국내 성인의 신체활동량이 권고하는 수준만큼 충분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전문가들은 최소 일주일에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하지만 연구 대상자 44만 명 중 절반(약 21만 명)은 권장 신체활동량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1/4 가량(11만 명)은 비활동적, 신체활동량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시혁 교수는 “보통 평지를 빠르게 걷는 운동은 3.3 MET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주 5회 30분가량, 총 150분을 활동하게 되면 500 MET-분 정도의 신체활동량에 이를 수 있다”며 “만약 평일에 운동하는 것이 어렵다면 주말에 가벼운 차림으로 하는 등산(6.9 MET) 1시간 15분 정도의 투자를 통해 500 MET-분의 신체활동량을 달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강시혁 교수는 “여가시간을 이용해 활발하게 신체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다 더 오래 살 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뇌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라고 해서 운동을 피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신체활동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급성심근경색이나 급성뇌졸중, 또는 심혈관계 질환으로 시술을 받은 직후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급성기 치료 후에는 1~4주에 걸쳐 서서히 활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또한 상태에 따라 권고되는 운동량이 다를 수 있어 전문가와의 상의를 통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강시혁(왼쪽) 교수ㆍ 정상우 임상강사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