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ADHD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김붕년, 카이스트 정범석, 가톨릭대 유재현 교수팀은 기계학습 방법을 이용해 뇌 영상만으로 ADHD와 정상발달 아동을 구분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그동안 많은 부모들이 산만하고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ADHD는 아닌지 걱정하곤 한다. 단순히 어려서 그런 것이라 넘어가려 해도 혹시 우리 아이가 정말로 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서 조기 진단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집중력 저하, 산만함, 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ADHD는 진단이 매우 까다로웠다. ADHD는 발병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명확한 생물학적 근거가 없으며 객관적인 측정 방법도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에게 빅 데이터를 학습시켜 ADHD를 진단 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사진=서울대병원]<br>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에 빅데이터를 학습시켜 ADHD를 진단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사진=서울대병원]

현재 의료진은 주로 관찰과 부모 보고에 의존해 ADHD를 진단했다. 문제는 부모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가령 자녀가 ADHD인지 유달리 걱정하는 부모의 진술은 과장될 가능성이 높다. 오히려 치료가 필요한 아이가 부모의 잘못된 믿음, 진료 거부로 방치되기도 한다. 대다수 부모가 그렇듯 자신의 자녀가 정신적 장애가 있다고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가려내기 위해선 검사자의 높은 숙련도가 요구됐다. 의료진은 비교적 편파적일 수 있는 부모의 진술과 개인의 다채로운 행동 속에서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47명의 ADHD, 47명의 정상군의 fMRI, DTI 등 다양한 뇌 영상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계 학습을 시켜 해당 뇌가 ADHD 환자의 뇌인지 정상인의 뇌인지 가려낸다. 개발된 모델은 85% 이상의 진단을 알맞게 분류할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으며 새로운 환자군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수행 능력을 나타냈다.

프로그램이 주목한 것은 뇌의 몇 몇 중요 부위에 발생한 손상이었다. ADHD 환자의 뇌는 중요 자극을 선별하는 네트워크와 반응 억제를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구조적인 결함이 뚜렷이 존재했다. ADHD에서 흔히 관찰되는 부주의, 과잉행동-충동성 증상 또한 구조적 뇌 네트워크 결함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뇌 영상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이와 ADHD 어린환자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며 “다양한 뇌 구조와 기능 영상은 AI 기반 플랫폼을 통해 앞으로 ADHD 행동의 원인을 완벽히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에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영상과 행동(Brain Imaging & Behavior)’ 최근호에 게재됐다.

김붕년 교수
                                                                              김붕년 교수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