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엠마우스생명과학 김풍근 CEO는 자사의 '엔다리'가 유럽의약품청의 부정적 의견에 따라 마케팅 허가 신청을 철회했다.[사진=외신 캡처]

미국식품의약국(FDA) 신약 승인을 받은 겸상적혈구빈혈증(SCD) 치료제 ‘엔다리’(Endari : L-글루타민 경구용 분말ㆍ유럽 판매 품목명 ‘진다리’)가 유럽에서 약효의 의문을 품자 판매 허가 신청서를 철회했다.

이 제약사는 한국인 2세가 대표로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엠마우스생명과학(Emmaus Life Sciences. Inc)의 토마스 부사장은 19일(현지시간) EMA(European Medicines Agency) 제품 위원회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 한 후 유럽 마케팅 허가 신청(MAA)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데이터에 따르면 엔다리가 겸상적혈구빈혈증 위기 또는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마우스는 올해 5월 발표한 CHMP의 부정적인 의견을 해소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CHMP의 부정적 의견은 엔다리 복용 환자가 위약보다 더 높은 임상 3상의 중단율을 나타낸 것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임상 3상 연구는 230명의 환자를 대상 무작위 배정으로 152명이 엔다리를 투약하고 78명은 위약 투여했다. 치료군의 환자 중 55명, 위약군은 19명이 치료 중단을 해 각각 약 36%와 24%의 중단율을 보였다. CHMP는 다른 약물인 ‘하이드로시유리아’(Hydroxyurea)에 비해 임상 중단 환자가 많은 것을 보고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듀크대 혈액 학자 겸 의학 교수인 존 스트로우스 박사는 “겸상적혈구빈혈의 급성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임상에 여러 가지 방법론적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FDA의 항암제 자문위원회(Oncologic Drugs Advisory Committee)는 치료군의 높은 중단율에 대해 CHMP와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DAC는 약물의 전반적인 효능과 안전성을 고려해 2017년 7월 승인을 해줬다.

FDA 승인을 얻은 3상 데이터에 따르면 엔다리군의 환자는 병원에서  이 약물을 투여했을 때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겸상적혈구 위기 빈도는 약 25% 감소했고 환자의 입원 횟수도 33% 줄어들었다. SCD 합병증 중 하나인 급성 흉부 증후군(ACS)의 발병률도 6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엠마우스 유타카 니이하라(한국이름 김풍근) CEO는 “임상시험 데이터에 따라 뒷받침된 엔다리 효능이 CHMP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실망한다"고 말했다. 김풍근 대표는 재일교포 2세로서 바이오 임상 분야 석학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8년간 엔다리 개발에 매달려왔다.

겸상적혈구빈혈증=주로 아프리카 인도지역 등 흑인들에게 다발적으로 발병하는 낫 모양((鎌狀)의 혈구 형태를 지닌 유전성 혈액 질병이다. 말초 모세혈관 내 산소 결핍으로 헤모글로빈 분자구조에 이상이 생겨 발병한다. 말라리아에 저항성을 가지며 아프리카 전 인구의 46%와 미국 내 흑인의 10%가 이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은 극심한 통증과 함께 장기 손상, 뇌졸중, 폐 합병증, 피부 궤양, 감염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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