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김신곤 교수팀(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 김남훈 교수, 의학통계학과 이준영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한기훈 교수)이 한국인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페노피브레이트 치료'의 병행이 심혈관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규명했다. 국가기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대사증후군 환자에게 이 약제의 효능을 증명한 것은 세계 최초이다.

김신곤 교수팀은 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코호트를 기반으로 스타틴제제(HMG-CoA 환원효소 억제제)를 복용 중인 대사증후군 환자 2만9771명을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를 복용한 군과 그렇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평균 30개월을 추적하였다.

그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복용군에서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혈관사망이 26%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이 효과는 중성지방이 높고 HDL 콜레스테롤이 낮은 환자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스타틴은 많은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에서 LDL콜레스테를을 낮춰 심근경색증, 뇌졸중, 심혈관사망을 줄일 수 있는 약제로 인정받았다. 스타틴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20~30% 줄일수 있지만 LDL콜레스테롤 조절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잔여위험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중성지방과 HDL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치료제가 필요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주로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에 작용하는 약제(PPAR-α 효용제)로서 혈중 지질 수치 개선 이외에도 죽상동맥경화증을 호전시켜 심혈관 잔여 위험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두 차례의 대규모 임상시험(FIELD 연구, ACCORD-Lipid 연구)에서 페노피브레이트는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데 실패한 바 있었다.

연구팀은 이전의 실패한 연구들이 제2형 당뇨병이라는 다소 제한적인 조건에서 중성지방이 높지 않은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대사증후군을 가진 한국인에서는 효능을 증명할 수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국가기반 데이터를 분석하여 세계 최초로 한국인에서의 페노피브레이트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밝힌 것이다.

김신곤 교수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더라도 중성지방과 HDL 콜레스테롤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페노피브레이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우리나라 국가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간 저평가되어왔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기존의 많은 연구와 진단, 치료의 기준들이 서양인에 맞춰져있어 한국인에게 적용하기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한국인의 자료를 분석하여 세계적인 연구결과로 만들어내 국민들이 가장 건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일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임상의학학술지 'BMJ' 최신호에 게재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김신곤 교수
                                  김신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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