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올해보다 20.4%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지난주 발표했다. 이로써 2010년 이후 8년동안 동결됐던 장기요양보험료율이 문재인 정부들어 3년 연속 오르게 됐다. 지난해 인상률은 12.7%, 올해는 15.3% 올랐었다. 이로써 장기요양보험료율은 올해 건강보험료의 8.51%에서 내년에는 10.25%로 크게 높아졌다.

복지부는 이처럼 장기요양보험료율을 올린 것은 인구의 고령화로 지원 대상이 늘어났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요양보호사의 임금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문 정부 출범 이후 치매국가책임제 실시로 치매환자의 치료 예방사업비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요양보험료율의 인상은 불가피하다. 특히 올해 예상되는 장기요양보험재정 적자액은 7530억원에 달하고 요양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면 2022년에 적립금(작년말 기준 1조3698억원)이 바닥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요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을 정부는 한푼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모두 가입자와 기업 또는 자영업자에게만 떠미는 것은 정부로선 염치없는 행위다. 보험금 지급을 하는 생색은 정부가 내고 그 부담은 가입자와 기업이 떠안게 된 것이다.

장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의 일정률을 적용해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건보료와 함께 장기요양보험료율까지 오르면 월급쟁이와 자영업자들의 부담은 2중으로 가중된다. 기업도 근로자와 함께 반절씩 나눠 부담하기 때문에 압박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 2020년, 내년도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맏형 격인 55년도 생들이 처음 65세 이상의 고령세대로 진입하는 해다. 이들은 6ㆍ25전쟁 이후에 태어난 소위 산업화 세대다. 그러면서도 1997년 외환위기의 환란과 금융위기(2008) 등 경제난을 겪은 세대로 이른바 ‘낀 세대’로 불린다. 최근 경제난으로 조기퇴직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들은 부모를 부양하며 수차례의 경제위기로 취업과 결혼이 늦어진 자녀들까지 동시에 부양해야 하는 어려운 세대다. 반면 내년부터 생산인구가 연평균 34만명씩 줄어든다고 한다. ‘낀 세대’들을 돌볼 후세대의 생산력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들이 고령으로 요양보험 혜택이 필요할 때 정부의 지원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정부여당은 내년도 총선을 앞두고 표심만을 의식한 현금 뿌리기 식의 선심성 재정 투입만 생각할 때가 아니다. 재원 마련에 한계가 있으면 현금 뿌리기 복지책을 중단해 다른 복지예산을 줄이고 장기요양환자들에 대한 혜택을 늘려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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