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녹십자(대표 허은철)는 15일 경기 용인 수지 본사에서 故 목암(牧岩) 허영섭(사진) 회장의 10주기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GC녹십자 임직원들은 자율적인 참배와 헌화에 참여하며 회사는 물론 국내 바이오산업의 발전과 필수의약품 국산화에 헌신했던 고인의 뜻을 기렸다.

특히 이번 10주기 추모식엔 ‘목암,그를 다시 만나다’를 주제로 고인의 생전 활동을 담은 사진전과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등이 마련돼 고인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고인은 생명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에서 ‘만들기 힘든, 그러나 꼭 있어야 할 의약품 개발’에 매진하며 필수의약품의 국산화를 위해 헌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런 고인의 헌신은 B형간염백신, 유행성출혈열백신, 수두백신, 유전자재조합 혈우병치료제 등의 개발로 이어졌고, GC녹십자를 혈액분획제제와 백신 부문에서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특히 지난 2009년 전 세계를 공포로 내몰았던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개발하고 적시에 전량 국내 공급하는 등 큰 족적을 남긴 것이다.

고인은 회사의 성장을 통해 거둔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환자중심주의도 실현했다. 1990년엔 선천성 유전질환인 혈우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치료와 재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법인 ‘한국혈우재단’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진료비 지원, 환자 조사 및 등록, 재활을 지원하며 혈우병 치료의 전기도 마련했다.

또 1983년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B형간염백신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목암생명공학연구소(現 목암생명과학연구소)’를 세웠다. 환경이 좋은 외국에 연구소를 설립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사업에 투자를 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허 회장은 “먼지가 쌓여도 이 땅에 쌓이게 해야 한다”며 주변의 반대를 물리치고 다른 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민간 연구재단을 설립, 사회에 환원하여 국내 생명과학 연구 기반 조성과 후학 양성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재계와 업계 관계자들은 고인에 대해 “경제적인 득실보다는 국가와 사회를 먼저 생각하는 가치관이 강했던 분”이라며 “자신에게는 엄격할 만큼 검소했지만, 공익을 위한 일에는 그 누구보다 아낌이 없었다”고 기억했다.

경기 개풍 출생인 고인은 1964년 서울대 공과대학을 거쳐 1968년 독일 아헨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1970년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1년 한양대 명예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엔 독일 대학이 수여할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칭호라는 ‘명예세너터(Ehren senator)’를 1870년 아헨공대 개교 이후 외국인으로선 처음 받은 바 있다.

고인은 이와 함께 한국제약협회 회장, 사단법인 한독협회 회장,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회장,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이사장, 한독상공회의소 이사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과학기술훈장 창조장, 독일 정부로부터 십자공로훈장을 받았고 인촌상 등을 수상했으며 올해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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