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에이즈치료제인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 약물 ‘에파비렌즈(efavirenz)’를 복용하는 여성에게서 태어난 어린이는 다른 HIV 약물에 노출된 아기에 비해 소두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립 아동건강 및 인간개발 연구소의 모계 및 소아 감염성 질병 지부장인 로한 하즈라 박사가 주도하는 연구진은 임신 중에 HIV 약물을 복용한 미국 여성에게서 태어난 3000명 어린이의 데이터를 추적했다. 아이들의 머리 둘레는 6개월에서 5~7세까지 측정됐다.

아이들의 머리 성장은 두 가지 분류 시스템, 즉 3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개발한 시스템과 3세 이상 어린이를 위한 넬하우스(Nellhaus) 차트를 사용해 평가됐다.

그 결과, 어머니가 에파비렌즈를 복용한 어린이는 어머니가 다른 HIV약을 복용한 어린이보다 소두증 가능성이 두 배 이상 높았다(넬하우스).

또 자궁에서 에파비렌즈에 노출된 어린이는 다른 HIV 약물에 노출된 어린이보다 소두증에 걸릴 확률이 약 2.5배 더 높았다(넬하우스+CDC 시스템). 자궁에서 에파비렌즈에 노출된 141명의 어린이 중 14명(9.9%)이 소두증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두증을 가진 어린이는 1세와 5세의 발달 테스트에서 점수가 낮았다. 태아가 약물에 노출되는 것은 발달 지연과도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원인과 결과를 증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견은 HIV를 가진 임산부가 에파비렌즈 요법에 대안을 가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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