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지난해 국내 의약계는 사상 유례없는 진통을 겪었다.

쌍벌죄로 대변되는 리베이트 규제,범정부 차원의 잇따른 제약계 전방위 리베이트 조사,시장형 실거래가로 인해 우리 의약계가 호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 의약계가 그간 편법과 탈법을 일삼아 공정 경쟁의 룰에서 벗어났던 댓가를 톡톡히 받고 있는 것이다. 신약보다 제너릭으로 승부하고,리베이트로 시장을 개척하는 지극히 후진적인 모습이 우리 의약계에 비친 부끄러운 자화상이었다.

쌍벌죄,시장형 실거래가의 메가톤급 의약계의 환경 변화로 이제 우리 의약계도 과거의 구태를 벗지않고서는 살아나기 힘들다.

사실 의약계는 국민 세금에 기대여 살아야하는 숙명적인 굴레에 얽매여 있다. 그만큼 당국의 규제와 감시가 심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해서 길이 없는 게 아니다. 이제 우리 의약계는 새날을 맞아 이런 구각을 깨고 세계로,미래로 뻗어나갈 지혜와 역량을 모야야 한다.

약 제조의 경쟁력 원천인 제약계는 그간 제네릭을 가지고 리베이트로 경쟁하다보니 연구개발을 소홀히하고 그 결과 세계가 주목하는 이렇다할 신약을 내놓지못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연 매출이 1조원를 넘지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세계 무대에서 빅파마들과 경쟁할 수 없다.

반도체·전자에서는 삼성전자,자동차에서는 현대자동차,조선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어느사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우리 제약사들은 수십년전이나 지금이나 규모나 실력에서 고만고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제약업체들의 총 연 매출이 12조원을 겨우 넘고,국내 의약품 생산 규모가 14조8000억원(지난해 식약청 발표) 수준이니 무슨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우리 의약계가 이런 현실을 부끄러워하고,성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이제 제도와 환경이 혁명적으로 바뀌면서 우리 의약계도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바뀌지않으면 생존하기 힘들게 되어있다.

제약업계를 비롯한 우리 의약계가 미래로,세계로 나가기위한 경쟁력을 키우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위해서는 연구개발 투자로 세계무대에서 떵떵거릴 신약을 만들고,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국내 상위10사의 연구개발비(2009년 기준) 규모가 세계 상위 10사의 16분의 1에 불과한 사실이 열악한 국내 제약 현실을 그대로 웅변하고 있다.

의약은 우리의 차세대 동력산업이다. 세계 의약품 시장은 889조원으로 반도체 시장의 17배에 달할만큼 세계 시장은 무궁하다. 우리 제약계가 반도체,조선,자동차처럼 이 시장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국내 의약계가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와 저력을 발휘할 때가 지금이다.이는 연구개발 투자 등 정도를 걸을 때 가능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소니의 신제품을 베껴 시장에 내놓고 세계 무대에서 찬밥 대접을 받은 게 불과 십수년전의 일이다. 그 삼성전자가 스승격인 소니를 꺽고 세계 정상에 올랐다.

우리 제약계도 제약판 삼성전자가 나오지말란 법이 없다. "10년 후에도 세계 50대 제약사에 진입하는 국내 제약사가 없을 것"이라는 제약계의 비관적 전망에 더이상 실망할 여유와 시간조차 없다.

새해에는 지난해의 악몽을 떨쳐내고 국내 의약계가 세계적인 빅파마들과 경쟁할 초석을 닦는 원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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