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올해 키워드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내세웠다. 제약ㆍ바이오업계가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이나 신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데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사진) 회장은 15일 서울 방배동 협회 강당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제약ㆍ바이오산업은 이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신성장동력이자 국민산업으로 확고하게 인식됐다고 본다"며 "희망과 도전의 2020년은 제약계가 총체적인 혁신을 실천해 구체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개방형 혁신의 판을 깔고, 제약사들이 주체가 되어 뛸 수 있도록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원 회장은 개방형 혁신의 구체적 방안(8개)으로 ▲글로벌 진출 거점 확보 ▲제약ㆍ바이오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선도 ▲의약품 품질 제고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 가동 본격화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설립 지원 ▲윤리경영의 산업문화 정착 ▲산ㆍ학ㆍ관 공동 채용박람회 개최 ▲협회 조직ㆍ회무 개방ㆍ혁신을 제시했다.

◇오픈 이노베이션 클럽 'KPBMA OIC' 신설 추진… 온라인 서비스 가동도

원 회장은 "올해 산업계는 30개 이상의 국내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글로벌 혁신 생태계에 직접 뛰어들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GOI)'으로 혁신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국내외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학계와 산업계, 투자자 등의 전문성, 최신 기술 정보의 교류, 서로의 문제 해결 및 니즈 충족을 위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제약바이오협회 오픈 이노베이션 클럽(KPBMA OIC)'을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원 회장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MIT 산업연계프로그램(ILP : Industrial Liaison Program)에 가입하는 등 미국 바이오 생태계에 관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 확보와 함께 영국 케임브리지대 밀너 컨소시엄의 혁신신약 공동 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영국 시장에서의 개방형 혁신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협회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을 제공할 뿐 아니라 제약ㆍ바이오산업 및 의약품 정보의 허브 역할을 위한 'KPBMA O-K center' 온라인 서비스 가동도 준비하고, 정보 습득에 어려움이 있는 바이오벤처, 빠른 글로벌 정보 취득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AI 신약개발과 관련해 원 회장은 "보건산업진흥원과 지난해 설립한 인공지능 신약개발지원센터는 민ㆍ관 협업과 공동 운영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자부한다"며 "올해 독립적 재단 설립을 통해 병원 등 보건의료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제약사들의 신약개발 역량을 배가해 더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협회는 이같은 AI 신약개발지원센터의 사업 계획이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국내 제약ㆍ바이오산업계의 선진 제약사 탈추격에 날개를 다는 강력한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의ㆍ약사 비롯 보건의료 전문가와 국회의원 대상 등으로 '오픈 하우스' 연중 실시"

원 회장은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기업들은 물론 주로 제네릭의약품을 제조ㆍ판매하는 중견ㆍ중소 제약ㆍ바이오 기업들도 R&D를 기본으로 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제조 및 품질관리 강화로 제네릭약품이라도 허가 및 생산 등 모든 공정에서 R&D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규모가 적다고 하더라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강소 제약ㆍ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해 국민 신뢰, 글로벌 진출 기대에도 부응하는 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원 회장은 "의사와 약사를 비롯해 국내 보건의료 전문가들과 국회 보건복지위원 등을 대상으로 제약ㆍ바이오기업들의 우수한 R&D 시설 및 의약품 생산 스마트 공장 등 선진 수준의 산업 현장 시설을 방문하고, 상호 소통하며 유기적 협력 관계를 구축토록 하는 ‘오픈 하우스’ 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 회장은 "제약ㆍ바이오산업 육성에 반드시 필요한 바이오 전문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이 필수적"이라며 "이런 교육기관 설립에 속도가 실리도록 적극 협조하고, 나아가 아시아 바이오 전문인력 양성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원 회장은 "윤리경영을 산업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ISO 37001 도입 기업을 70곳으로 확대하고, 기존 53곳에 더해 올해부터 도입을 추진하는 17곳에 대한 교육컨설팅비를 지속 지원하며, 인증을 완료한 기존 제약사들의 사후심사 및 갱신심사 현황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며 "최초 인증보다 더 까다로운 사후심사 및 갱신심사(최초 인증 후 3년마다 갱신)를 통해 제약ㆍ바이오산업의 윤리경영은 고도화 단계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채용박람회에 대한약학회도 참여… '민ㆍ관 협업' 성과 내도록 정부 적극 지원해야"

원 회장은 "제약ㆍ바이오산업은 이미 고부가가치와 더불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민 효자산업으로 확실히 자리잡았다"며 "산업별 고용증가율(최근 5년 평균)에서 제약ㆍ바이오산업 8.6%로 전자산업(6.6%)보다 높고, 산업 평균(4%)보다 2배 이상 높다. 정규직 채용 비중도 10명 중 9명 비율로 타 산업을 압도하고 있고, 특히 청년 고용 증가율(45.5%)도 전 산업 1위로, 청년들의 고용절벽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협회는 지난해처럼 9월1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채용박람회를 열어 고용 증대와 우수 인재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보건산업진흥원과 보건복지인력개발원에 더해 대한약학회도 참여해 산ㆍ학ㆍ관의 조직적인 일자리 창출 공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글로벌 성과 도출을 위한 '개방'과 '혁신'의 시대적 요구에 협회 역시 각 위원회의 회무 참여 확대, 회원사와의 실시간 소통 채널 증대 등 전면적이고 적극적으로 부응해 나갈 것"이라며 "현장과 정책이 함께 유기적으로 협력해 혁신 생태계 구축과 이슈 대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회원사의 전문인력 파견 근무 등 정책 대응의 현장 수용도 증가 방안을 다양하게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 회장은 "정부도 산업계의 이런 혁신과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 및 지원을 해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변화를 가로막는 벽, 잘못된 관행의 틀을 부수고 개방형 혁신의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2020년이 될 수 있도록 민ㆍ관 협업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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