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우리 몸에서 2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장기이다. 하루 종일 쉬지 않고 펌프질해 혈액을 온몸에 보내 다른 장기가 에너지를 얻고 산소를 얻어 힘 있게 일하게 한다. 하지만 심장 본연의 펌프 기능이 떨어질 때는, 마치 힘없는 엔진이 무거운 차를 움직이려고 할 때처럼 우리 몸의 모든 장기에 나쁜 영향을 주고 기능을 떨어뜨려 여러 문제를 초래한다.

심장이 이런 본연의 임무수행에 실패하면 심부전이 온다. 심부전은 개인에게 한번 나타났다 사라질 수도 있고 반대로 영구적으로 고착화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예후도 다양하다. 고착화되는 경우 암보다도 생존율이 낮아 ‘심장질환의 종착역’, ‘블랙홀’, ‘암보다 무서운 병’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심부전이 그런 것은 아니다.

의학기술 발달로 새로운 약제나 시술이 개발돼 치료성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 심부전이 중증 질환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시작은 작은 것에서 출발한다.

예를 들면 고혈압 자체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잘 조절하지 않은 채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심장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심부전으로 발전한다. 과도한 음주, 흡연, 당뇨, 고지질혈증, 협심증, 판막질환, 부정맥, 심근경색증 등 여러 질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제때에 치료하고 조절하면 별문제 없이 지나갈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치고 치료하지 않으면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 반드시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정 시간이 지난 다음’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미 심부전으로 발전된 다음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심부전 치료의 첫걸음은 예방이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몸이 무겁고 피곤하며 숨이 차다. 혈액순환이 안되면서 산소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숨찬 증상은 초기에는 운동할때만 나타나지만, 정도가 심해지면 계단을 오르거나 빨리 걸을 때 나타난다. 더욱 심해지면 잠을 자다가도 숨이 차서 벌떡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증상으로는 다리나 발목, 발이 잘붓고 체중이 늘어나게 된다. 서 있을 때 몸 아랫부분으로 내려온 혈액을 약해진 심장이 끌어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보통은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무시하게 된다. 특히 심부전은 고령층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고령에서 숨찬 증상이 새롭게 발생했을 때 단순한 노화현상으로만 여기지 말고 심부전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부전에서는 심장기능이 떨어져 폐에 물이 차면서 숨찬 증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적절한 이뇨제로 숨찬 증상을 없애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뇨제는 증상치료에는 탁월하지만 장기적인 생존율을 높이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뇨제 외에 장기 생존율을 증가시키는 약제들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하게 시작해야 한다.

심부전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팀워크이다. 심부전은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요즘 흔하게 마주치는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 가장 많은 원인을 차지하고,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도 심부전 환자의 1/3에서 관찰된다.

기본적인 심부전 약물치료와 함께 원인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이 같이 이뤄져야 하고 어떠한 경우에는 심방세동에 대한 시술, 심장제세동기삽입(ICD)이나 재동기화(CRT)와 같은 치료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심부전은 심부전 전문가와 허혈성심질환전문가, 부정맥 전문가들이 반드시 팀워크를 통해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최근 심부전 치료가 많이 발달하였지만 심부전의 위험인자들의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말기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새로운 약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으며, 필요시에는 심장이식이나 인공심장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심부전 치료에 있어 중요한 목표는 한 번의 실패가 끝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작은 것들이 심부전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고, 심부전이 발생했더라도 잘 관리해 일상의 삶을 문제없이 하도록 치료하는 것이 목표다.<도움말=김성해ㆍ정상만 교수>

김성해, 정상만 교수
왼쪽부터 김성해ㆍ정상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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