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의약품 위주의 바이오벤처가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신약개발 성과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약개발 성공 경험 부족, 임상 데이터 신뢰성 문제 등을 개선할 수 있는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KDB미래전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국내 바이오벤처 전략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대 1세대 바이오벤처 붐 이후 신약개발 벤처가 등장하고 투자도 많이 이뤄졌지만, 글로벌 신약 창출 성과가 미미했다.

국내 바이오 중소ㆍ벤처 수는 2000년 288곳에서 2017년 443곳으로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집계(2018년 12월 생명공학연구원)됐다.

그러나 국내 바이오벤처(대기업 연관 업체 제외)가 개발한 의약품(신약)이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된 품목은 없다. 국내 개발 의약품 중 미국 FDA에서 신약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항생제 '팩티브'(LG화학ㆍ2003년), 항생제 '시벡스트로'(동아에스티ㆍ2014년), 혈우병치료제 '앱스틸라'(SK케미칼ㆍ2016년), 수면장애치료제 '수노시' 및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이상 SK바이오팜ㆍ2019년) 등 5개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이 연구부터 품목 허가까지 직접 진행한 사례는 엑스코프리뿐이다.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바이오 산업 초기에 유행했던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연구자가 개발한 물질을 바탕으로 창업해 초기 임상시험을 수행한 후 국내에선 직접 임상을 하고, 글로벌에선 라이선싱-아웃하는 모델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림 참조>

자료 : KDB미래전략연구소
자료 : KDB미래전략연구소

이에 따라 토종 신약 후보물질을 외국 기업을 통해 사업화해 국내 여러 벤처에 부족한 임상 설계 및 네트워크 역량 보완과 함께 신약개발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국내 기업이
글로벌 제약사의 파이프라인을 라이선스-인함으로써 신뢰성 높은 후보물질을 활용하면 빠른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넨텍, 암젠, 길리어드가 대표적 사례로 손꼽힌다. 미국 바이오벤처 중 1970년대 처음 설립된 제넨텍이 인슐린과 성장호르몬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후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에 인수됐다.

암젠과 길리어드는 1980년대 각각 신약개발로 수익을 거둔 뒤 인수ㆍ합병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암젠은 업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으며, 길리어드는 벤처캐피털로부터 1000만달러 조달 및 상장한 이후 신약개발과 항바이러스 관련 기업 인수 등으로 현재 업계 5위에 랭크됐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벤처 중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 국내외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며 "이처럼 국내 바이오벤처들은 제넨텍과 암젠 등의 사례를 본보기로 삼아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뿐 아니라 신약개발 성공 경험 부족, 임상시험 및 임상 설계 등을 보완시킬 수 있는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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