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과 홍보는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기자는 팩트를 찾으려하고,기업은 좋지않은 팩트를 감추려는 속성을 갖습니다. 

양자는 늘 긴장의 관계입니다. 불가원 불가근을 그 속성으로 합니다.

쟁이(기자)사회에 나도는 우수개 소리가 하나 있습니다.

“사회부 기자는 사건보고 기사쓰고,경제부 기자는 홍보실 직원 얼굴보고 기사쓴다-“

사회부기자는 사건자체를 가감없이 있는그대로 취재하지만 경제부 기자는 기업의 홍보실 직원태도에 따라 기사가 우호적으로 나갈 수도,비판적으로 나갈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회부기자는 사실 그 자체,경제부 기자는 홍보실 직원들과의 친소에 따라 때로는 기사 방향을 틀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기자 사회에서는 늘 있을 수 있습니다만, 유독 경제기사쪽이 심해 보입니다.

따라서 특정 경제지나 특정 전문지가 기업,사주나 기업 경영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나 비판적인 기사가 많이 쏟아진다면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겁니다. 이유없이 삐딱한 기사를 쓸때는 언론사나 출입기자가 홍보실 직원들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든가,아니면 '무리한 민원’이 먹히지 않았다든가 뭔가 사연이 있습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그 이유가 홍보실에 있는지,아니면 언론사나 기자에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에서 분리된 제일합섬과 새한미디어가 새한그룹을 출범시켰을때  이재관 전 새한그룹 부회장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홍보실이 잘못하면 오히려 홍보실 없는것만 못할 수도 있다”고. 

홍보실 간부나 직원들이 잘못하면 언론으로부터 그 화가 기업이나 자신에게 미친다는 뜻입니다. 공감합니다. 그래서 홍보실의 직원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바로 언론에 비춰지는 거울이기도 합니다.

나는 30대 그룹에서 홍보 일을 했지만 삼성 홍보맨이 가장 쉽게 홍보 일을 한다고 평소 생각했습니다.

경제기사는 기업의 크기와 비례해 기사크기도 달라지기때문입니다. 물론 기사의 크기는 국민의 관심사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삼성전자가 발표하면 기사는 늘 톱입니다. 30대 그룹이 어지간한 뉴스로 톱장식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홍보실이 ‘열심히 뛰면’ 경제지의 톱은 ‘만들 수’ 있습니다. 일반론으로는 그렇다는 얘기입니다.

삼성은 발표했다하면 '기사발'이 크게 먹히고,광고비도 넉넉하고...비교적 아주 좋은 갑과 을의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홍보 인프라가 좋은 거지요. 그래서 다른 회사의 홍보맨들에게는 부러움과 시기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내가 제약업체를 둘러보니 기업규모가 작은 탓인지 큰 언론사들은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아무래도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제약업의 국민총생산(GDP)규모가 작아서 그런 대접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소위 ‘조중동’ 등 일류 종합지나 잘나가는 경제지들이 제약업체가 발표한 기사를 크게 다루지 않아 홍보실이 애를 먹는게 많을 겁니다.

최고경영진은 유명 언론사에는 회사 기사가 잘 안보인다고 심기 불편해할테고...

홍보는 군인과 같습니다.  이른바 '홍보군인론'입니다. 기업에 대해 기자도 관심없고,기사도 잘안보이면 기업 내부에서는 반드시 홍보실 무용론이 나옵니다. 그냥 월급안주지요. 발표 기사든,사건 기사든 기업에서 뭔가 일이 자주 터져야 홍보실이 관심을 끌고 대접받습니다.

그래야 최고 경영자들이 홍보실 간부 자주 부르고 독대도 할 수 있습니다. 별 할일없이 나른한 '평화‘만 지속된다면 홍보실 무용론이 반드시 나옵니다. 그래서 ‘전쟁’이 자주 터져줘야 합니다.

삼성은 매일 언론과 크고 작은 홍보전쟁을 벌이니 사주나 최고경영자들이 홍보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홍보맨파워는 이와 비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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