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외국인 진료에 의료인 희생 강요하는 정부
코로나 외국인 진료에 의료인 희생 강요하는 정부
  • 편집국
  • 승인 2020.03.3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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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감염학회 백경란 이사장이 지난 26일 코로나19 진료와 관련해 정부와 방역 당국에 “이제라도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백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치료도 힘들고 의료진도 지쳤다”며 “외국인까지 치료해줄 정도로 일선 (의료인의)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글을 올렸다.

백 이사장은 그러면서 “(외국인이) 일부러 코로나 감염을 치료받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다고 하기도”라는 글을 썼다. 또 “다른 나라는 이미 한국을 다 막았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상호주의에 입각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라고도 썼다.

29일 현재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는 나라는 모두 181개국에 이른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의 94%로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181국 중 전면 입국 금지하는 나라가 147개국, 부분 제한하는 곳이 34개국이다. 백 이사장의 글이 아니더라도 상호주의에 입각해 대상 국가의 상황을 검토해 맞대응 조치를 취하는 것은 외교 상식이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 사태가 거의 두 달 이상 장기화함에 따라 내국인 환자 치료나 검진을 하는데도 인력이 모자라다는 하소연이다. 또 이 때문에 대구 경북의 다른 환자들이 타 지역으로 원정진료에 나서는 일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지난 28일 현재 대구에서 진료를 하다 코로나 19에 감염됐다고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된 의료진만해도 의사 14명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107명에 달한다. 이들 의료진이 외부에서 온 봉사자들인지, 아니면 대구 경북 내 의료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의료인력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은 보통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이런 마당에 외국인에게 출입국 문을 활짝 열어놓고 국내 의료진에게 외국인까지 진료하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우리 의료진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정부가 우리 의료진을 이렇게 위험에 노출시켜서야 되겠는가.

감염학회는 지난달 정부가 우한 지역이 속한 중국 후베이성 발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을때도 후베이성뿐 아니라 다른 중국 전 지역으로까지 확대해 입국 금지를 하도록 권고했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중국인 전면 입국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의료인들은 물론 모든 국민들 사이에선 ‘지금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면 처음 중국발 외국인 입국을 막지 못한 정부의 잘못이 더욱 널리 부각될까봐 정부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이 한국과 중국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했을 때는 정부가 “저의가 의심” “비과학, 비우호적”이라고 반발한 반면 중국이 한국에 같은 조치를 했을 때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중국을 두둔한 것도 편파 외교다. 이 정도라면 중국에 관한한 주권까지 내동댕이친 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면서도 국내 요양병원에 대해 감염원 관리를 소홀히 하면 손해배상 등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 정부의 조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같은 논리를 적용한다면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막지 않아 발생한 코로나19 감염 확산 사태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책임을 지겠는가. 정부는 이에 대해 분명한 답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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